AR·XR 힘 뺀 LG유플…콘텐츠 신사업 방향은
AR 열풍 시들며 투자금 손상처리…B2B 메타버스·AI 초점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7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최근 일부 증강현실(AR) 관련 투자를 손상처리하면서 콘텐츠 비중이 높은 탈(脫)통신 전략이 방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LG유플러스가 최근 일부 증강현실(AR) 투자금액을 전액 손상처리하면서 콘텐츠 비중이 높은 '탈(脫)통신 전략'이 방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확장현실(XR) 플랫폼 운영을 중단함에 따라 콘텐츠 신사업 한 축이 휘청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LG유플러스는 높은 수요를 나타내는 산업·업종에서 메타버스 B2B 사업을 확대해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고, 인공지능(AI) 내재화 및 수익화 노력에 한층 힘을 실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일 AR 솔루션 기업 '8i 코퍼레이션'에 투자한 금액을 전부 손상처리했다. 과거 5G 상용화 이후 실시간 AR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최근 열풍이 식고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8i코퍼레이션의 장부가액은 지난 2022년 43억원대에서 지난해 상반기 38억원대로 11.63% 감소했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월 '유플러스 다이브(U+DIVE)' 플랫폼을 출시 1년여만에 종료하기도 했다. 유플러스 다이브는 LG유플러스가 확장현실(XR) 콘텐츠 강화를 목표로 지난 2021년 말 선보인 가상현실(VR)·AR 콘텐츠 통합 플랫폼이다. K팝 흥행과 XR 산업 기대감을 등에 업고 아이돌과 관련한 다양한 'XR 전시관' 등을 운영했으나, 출시 당시 11만명에 육박했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년 만에 6만명 수준으로 50% 가까이 급감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었다. AR·XR 콘텐츠 수익화에 심혈을 기울여 온 LG유플러스로선 뼈 아픈 성적표인 셈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내년까지 비통신 사업 비중을 30%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히며 콘텐츠 부문에 힘을 실어왔다. 그 일환으로 글로벌 5G 콘텐츠 연합체 'XR 얼라이언스'의 초대 의장사를 맡으며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AR·XR 신사업 기대주가 연달아 휘청거리면서 전체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실제 LG유플러스의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5596억원으로 전년(8346억원) 대비 32.95% 급감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조9750억원으로 전년(3조5050억원) 대비 15.12% 줄었다. 반면 기업 운영에 투입되는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은 ▲2021년 1조6711억원 ▲2022년 1조8000억원 ▲2023년 1조9717억원으로 연평균 8.63%나 증가했다.


시장 관계자는 "지속되는 5G 망 투자를 비롯해 채무상환과 신사업 투자까지 병행하기 위해선 회사채 발행 등 외부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신사업 투자는 한층 선택과 집중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며 "AR, XR 부문은 관련 기기 사용을 감수할 정도의 수요를 이끌 만한 킬러콘텐츠가 없는 상황으로, 이미 시장에서 사업성이 입증됐거나 어느 정도 수익 확보가 가능한 부문 위주로 투자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는 높은 수요를 나타내는 산업·업종에 특화한 메타버스 B2B 사업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을 확보하고, AI 부문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영유아 특화 메타버스 '키즈토피아' 글로벌 진출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콘텐츠를 다각화해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글로벌화 성공사례로 꼽히는 '키즈토피아'는 지난해 5월 출시 당시 가입자 3400명에서 12월 말 국내외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외 대학교 특화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 사업 등 높은 수요가 확인된 분야에서 B2B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수요가 일어나는 부문 위주로 메타버스 등 B2B 사업을 영위하고 AI 부문에서 투자를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부문의 경우 LG 초거대 AI 엑사원을 기반으로 사업 내재화와 (플랫폼)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AR과 XR 부문도 시장 상황을 살피며 투자를 지속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올해 AI 내부 역량과 시장 추이에 따라 AR·XR 재투자를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현식 대표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5G 상용화 당시 XR 콘텐츠 들이 활성화되면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리 뚜렷하지 않았다"며 "최근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메타 같은 빅테크에서 관련 디바이스 사업 비중을 늘릴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메타와 (AR, XR) 서비스 협업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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