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건전성 점검
유안타證, 부동산 한파 '무풍지대'
지난해 수익성 반등…요주의이하자산 확대 추세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17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 강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손실 인식 등을 주문하면서 증권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우량 사업장 선별을 위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PF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다만 실적 저조에 따른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등 지표를 통해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유안타증권 본사 모습. (제공=유안타증권)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유안타증권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타 증권사들과 달리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그간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금융 대신 위탁매매 사업 비중을 늘렸던 게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유안타증권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탓에 조직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분위기가 반전된 모양새다. 


다만 연체 기간이 1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요주의이하자산) 규모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자산을 보유했다고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유안타증권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226억원, 순이익은 718억원으로 전년대비(496억원, 387억원) 각각 147.2%, 85.5% 증가했다. 유안타증권이 전개하는 사업 부문 중 위탁매매 사업부문 비중은 62.8%(지난해 3분기 말 기준)로 가장 높은데, 지난해 시장금리 안정화와 주식시장 회복으로 인해 수수료 및 운용수익(사업 비중11.6%)이 늘어난 영향이었다.


이는 최근 부동산경기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꺾이고 있는 타 증권사와는 반대되는 행보다. 대부분 증권사의 경우 그간 고수익률을 보장해주던 IB부문, 특히 부동산금융에 사업 비중을 크게 늘렸던 탓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되자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동산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당장의 이익을 줄이고 충당금을 쌓는데 집중하면서다. 


실제 유안타증권과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교보증권(자기자본 1조8633억원), 한화투자증권(1조6005억원), 신영증권(1조4541억원)만 봐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7.6%, 5.4%, 76.5%씩 쪼그라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안타증권이 수익성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애초 위험도가 높은 부동산금융 대신 위탁매매·전통IB 사업 부문 강화 기조를 채택한 영향이 컸다. 유안타증권의 모회사이자 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유안타금융그룹 또한 리테일 등 수수료 사업과 IB사업에 강점을 두고 있다. 이에 유안타증권도 모회사의 사업철학을 맞춰나간 결정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유안타증권은 안정적인 수익성 방어에 더해 우발채무 규모도 지속 줄여나가고 있다. ▲2019년 말 9917억원 ▲2020년 말 7458억원 ▲2021년 말 7253억원 ▲2022년 말 6077억원 ▲2023년 492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3%씩 우발채무가 축소되는 추세다. 이는 유안타증권이 지난 2019년부터 부동산 시장이 급하게 팽창하는 것을 우려해 관련 부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온 결과다.


유안타증권 부실자산 및 충당금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사))

다만 우려스러운 대목은 남은 우발채무의 질적 위험도가 높다는 점이다. 우발채무 대부분이 무등급 PF중심으로 구성된 중·후순위 익스포저 비중이 50%에 달하고 있어서다. 최근 브릿지론 차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본PF 분양실적도 저하 추세에 놓여있는 점도 자산건전성 관리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요주의이하자산 규모가 점점 불어나는 것도 문제로 부각된다. ▲2019년 2184억원에 그치던 부실자산이 ▲2020년 2407억원 ▲2021년 1718억원 ▲2022년 2837억원 ▲2023년 3분기 말 3296억원으로 2021년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줄곧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요주의이하자산은 연체 기간이 1개월 이상인 부실 자산을 뜻한다. 유안타증권의 지난해 9월 말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17.5%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에 향후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금까지 유안타증권은 우발채무를 줄여오면서 충당금 설정액이 높지 않았다. 부동산금융 사업 비중이 작아 타 증권사만큼 무리하게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3년간 4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아왔다. 다만 최근 부실자산 규모가 늘어가고 있는 만큼 과거보다 보수적인 측면에서 충당금 적립 계획을 세워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최근 요주의이하자산이 늘어난 건 자산건전성 분류를 면밀하게 진행한 결과"라며 "그간 회사가 진행해왔던 대로 자체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충당금을 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안타증권은 2019년부터 우발부채를 점차 줄여 타사와 대비되는 행보를 보여왔다"며 "앞으로도 제어할 수 없는 리스크를 경계하며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지만, PF사업일지라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심도있게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증권사 건전성 점검 1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