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3년새 유동자산 1.4조 줄었다
유동비율 51%까지 급감…단기 현금동원력 약화 우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7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롯데쇼핑의 유동자산이 최근 3년새 1조4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50%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롯데쇼핑의 단기 현금동원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회사는 차입금 상환으로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측면이 있고 순차입금이 감소세를 보여 큰 재무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유동자산은 5조563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7조원에 달했던 유동자산은 2022년 6조1795억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5조원대까지 줄었다. 롯데쇼핑 유동자산이 5조원대를 기록한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유동자산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통상적으로 규모가 적어질수록 단기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롯데쇼핑의 유동자산 축소는 현금성자산과 금융자산이 크게 감소한 측면이 크다. 2021년 2조3988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1조5897억원으로 33.7% 줄었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도 2조745억원에서 1조3930억원으로 32.9% 감소했다. 


시장에선 그 원인을 공격적인 투자와 차입 부담 등에서 찾고 있다. 롯데쇼핑은 2022년 한샘 경영권 인수를 위해 6177억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지난해 한샘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데 429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여기에 오프라인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점포 리뉴얼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신규 투자가 이어지면서 현금유동성이 약화된 셈이다.  


반면 유동자산 중 하나인 매출채권은 같은 기간 크게 증가했다. 2021년 6255억원이던 매출채권은 2022년 8051억원, 지난해에는 1조44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채권은 통상 기업이 상품을 판매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한 외상 거래를 뜻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합친 운전자금이 커질 경우 그만큼 유동성 여력은 악화된다. 롯데쇼핑 재고자산은 1조3000억원 안팎으로 큰 변동없이 유지했으나 매출채권이 급증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다.


전반적인 재무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롯데쇼핑 유동비율도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77.8%였던 유동비율은 2022년 58.2%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51%까지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현실적으로 130~170%면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51%까지 떨어진 롯데쇼핑의 단기적인 현금동원력이 갈수록 저하되는 흐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통업 침체와 투자 지속으로 롯데쇼핑의 재무부담이 다소 커지는 상황"이라며 "다만 사업 구조조정과 재무상황을 고려한 투자 집행을 통해 일정 수준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롯데쇼핑은 최근 순차입금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별다른 재무 부담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선제적인 차입금 상환으로 현금성 자산이 줄어 유동자산이 줄어든 부분이 크다"며 "순차입금/EBITDA도 감소세를 보여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의 순차입금/에비타(EBITDA)는 2021년 8.1배, 2022년 7.5배, 지난해 6.9배로 감소세다. 다만 통상 3~5배 이하일 때 양호하다고 평가하는 만큼 아직 재무 부담은 존재하는 상황이다. 롯데쇼핑의 최근 5년간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줄곧 1배를 하회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매출채권의 경우 e커머스에서 아직 받지 못한 미수금 영향이 있다"며 "결국 이 채권들도 받을 돈이기 때문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제공=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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