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발효, ‘상품가 인상 우려’


[김경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오전 0시 0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340억 달러(약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것을 기점으로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G2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신흥시장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미·중 간 충돌이 격화될 경우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글로벌 공급망이 위험하다(global supply chains at risk)’라는 제하의 분석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 중국 무역공세는 미국 제조업의 ‘리쇼어링(reshoring: 해외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을 겨냥한 정책이지만 이는 글로벌 분업체계를 무너트림으로써 미국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쇼어링’을 할 경우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비용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전미제조업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내년 미국 제조업의 중간재 가격과 완제품 가격은 각각 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외제차의 비중은 20% 정도다. 중국차는 거의 수입되지 않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가 중국으로부터 ‘뷰익 엔비전’을 수입하고 있다”며 “그러나 ‘뷰익 엔비전’의 미국내 판매량은 전체 매출 중 1.5%에 불과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미국 소비자들이 입게 되는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티그룹은 자동차 관세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0.1%정도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아닌 자동차 부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문제는 크게 달라진다. 현재 수입산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시티그룹은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매길 경우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으로 생산공장을 이전함으로써 이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피하기 어렵다. 자동차 생산과정의 하청구조는 글로벌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결합이 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90억 달러 어치의 부품을 수출했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타이어의 규모는 2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자동차 정보 넷(China Automotive Information Net)’에 따르면 중국에는 33개의 국제적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들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글로벌 공급망이 중국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는 자동차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공화당 전략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면 정책으로 인해 이러한 가격 상승분을 상쇄시킬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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