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의결권 행사 제도 미흡…내부거래위원회 설치 필요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17일 최근 LG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대기업집단 지배구조보고서 ‘LG그룹’편을 발간하며 현 상황의 특징과 향후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근 LG그룹은 4세 경영인인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새 총수로 등극한 가운데, 지주회사인 LG는 전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LG 신임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하현회 LG 부회장은 LG유플러스 대표를 맡게 됐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LG그룹은 지주사 LG를 통해 지배구조를 구축, LG전자 등 주력기업 중심으로 기업공개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계열사는 총 70개이며 이 중 상장법인은 11개로 기업공개율은 15.7%이다. 이는 국내 10대 기업진단의 평균 기업공개율인 17.1% 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LG그룹 국내 계열사의 자본금을 기준으로 한 기업공개율은 88%(2017년 5월기준)로 10대 그룹 평균 53%대비 높았다.


LG그룹은 IT·생활가전·전장 사업부문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뤄 계열사간 내부거래율은 16.4%로 26대 그룹 평균인 12.9%에 비해 높았다.


안상희 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17일 “2014년 이후 LG그룹의 내부거래비율은 지속 증가했다”며 “이는 LG전자와 서브원, 판토스의 내부거래 규모가 지속 증가했기 때문으로 지속적인 내부거래 규모 증가에 대해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등 투명성 확보를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G그룹 계열사의 평균 내부지분율은 9.8%로 2016년 9.6%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본부장은 “국내 주요 10대 그룹 소속 계열사들의 평균 내부지분율이 54.4%인 점을 고려하면 LG그룹의 내부지분율이 적은 수준인데 이는 지주회사 LG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가 타 그룹 대비 빨리 정착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구광모 현 회장이 LG상사의 자회사 판토스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지주회사 LG에 대한 추가지분 매입과 함께 내부지분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해석했다.


주주권익과 내부지배구조 투명성 분석 결과, LG그룹 내 11개 상장 계열사는 의결권 행사 관련 제도(집중투표제, 서면투표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이 전무했다.


다만 일부 비상장 계열사(집중투표제 21개사, 서면투표제 12개사)에서만 의결권 행사 관련 제도를 활용하고 있었다. 전자투표제는 비상장 계열사도 도입하지 않았다. 이는 26대 그룹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안상희 본부장은 “향후 주주권익 개선 측면에서 상장 계열사의 의결권 행사 관련 제도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 사외이사 비중 및 출석률은 양호하나 보수위원회 설치는 미미해 향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본부장은 “이사회 내 위원회 현황을 살펴보면 자산총액 2조원 이하로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닌 실리콘웍스, 지투알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등기임원 보수를 결정하는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와 같은 전문위원회가 없는 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주회사 체제 구축으로 인한 총수일가의 계열사 이사등재율은 낮으나 기타비상무이사의 비중이 높은 것도 지적받았다.
안 본부장은 “등기 임원 중 과도한 겸임으로 인해 사내이사로서의 충실한 임무수행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경우가 있는 점은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경영인 하현회 이사는 LG사내이사를 포함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등 7개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등재 돼 있었다. 특히 6개사는 기타비상무이사(비상임)로 등재돼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에 부정적인 것으로 지적됐다.


지투알의 박치헌 이사도 총 7개 계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돼 과다한 겸임에 대해서는 향후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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