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강성부 “항공사 디지탈컨버전스 위해 협력 강화해야”
"카카오, 아시아나 인수전 참여시 KCGI 측 제안 참고한 듯"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16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사의 플랫폼화를 강조하고 있는 강성부 KCGI 대표.(사진=팍스넷뉴스)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카카오와의 협력을 먼저 추진했다"


강성부 KCGI 대표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보다 앞서 카카오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대한항공이 계획하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모델(안)은 애초 KCGI가 제안한 내용을 토대로 한 것으로, 이른바 카카오측이 제안서 내용을 보고 참조했다는 주장이다. 


카카오는 현재 한진칼 지분 1%(추정치)를 보유한 조원태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꼽힌다. 지분율은 1%이지만 그 무게감은 절대 가볍지 않다. 현재 KCGI-조현아-반도건설(이하 주주연합) 진영(32.07%)과 조원태 회장 진영(조원태·조현민·이명희·델타항공·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카카오·사우회 등 포함한 추정치 37.25%)의 한진칼 지분율 격차는 약 5%다. 1% 안팎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기타주주의 지지가 간절한 상황에서 카카오의 지분율 1%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강 대표는 자신이 제시했던 항공사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방안을 카카오가 거절한 뒤 이를 그대로 조원태 회장에게 들고 가 협업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카카오에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방안을 마련해 협업을 하자고 제안했었다"며 "하지만 카카오는 이를 거절한 뒤 당시 KCGI가 제시했던 방안을 토대로 조원태 회장과 함께 협업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앞서 KCGI는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HDC그룹을 포함한 다른 인수후보들에 밀리며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좌절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대한항공과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카오의 플랫폼과 콘텐츠를 대한항공의 고객 서비스, 항공권 판매,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카카오의 다양한 계열사들이 보유한 콘텐츠를 대한항공 기내 주문형비디오오디오(AVOD) 시스템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사업 협력, 커머스 플랫폼 협업, AI 기술을 활용한 신속한 대응시스템 마련 등이다. 당시 카카오 측은 "혁신적인 항공·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항공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날 미래형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해야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인터넷·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면세점·쇼핑 ▲투어리즘 ▲항공우주를 '먹거리 산업'으로 이끌어내야한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더 이상 항공권 판매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기존처럼 항공기의 수만 늘리는 무조건적인 투자 틀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 상생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 안에 책자 대신 태블릿을 놓거나, 기내 와이파이(Wi-Fi) 도입 등을 추구하는 것이 한 가지 예"라며 "이러한 부분들은 정보통신(IT) 강국으로서 앞서 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IT기술의 활용과 함께 면세점과 쇼핑, 주변국가로 이어지는 투어리즘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그는 "항공사들의 대표적인 수요층인 중국 여행객들의 전체 지출 중 5%가 항공 티켓"이라며 "티켓을 끊는 것부터 다양하게 연계할 수 있는 상품(투어리즘) 개발 등을 각 분야의 기업들과 적극 논의해야한다"라고 말했다. 항공우주와 항공정비(MRO) 분야도 집중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대한항공에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인재가 많다"며 "이 부분을 더욱 끌러올리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플랫폼 강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신배 후보는 SK텔레콤 대표이사 시절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우량기업으로 이끌었다"며 "한진그룹에도 이를 성공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한진 남매의 난 195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