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깊어진 롯데칠성
日주주 배불릴 주역 되나
롯데알미늄, 잉여금 쌓여 배당가능성↑…잉여금 원천된 내부거래 절반 칠성서 발생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0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칠성이 일본 롯데 주주들의 배를 불려줄 여지가 커지고 있다. 일본 주주가 장악한 롯데알미늄이 롯데칠성향 매출 등을 배경으로 곳간을 불리고 있는 까닭이다.


재계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의 이익잉여금은 2018년 말 기준 3834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창출한 당기순이익에서 배당 등으로 지출된 액수를 제외하고 해마다 자본 내에 누적시킨 금액이다. 이 자본은 사업을 위한 재원으로도 쓰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주주들의 몫으로 사용된다.


롯데알미늄의 주주구성을 보면 최대주주는 지분 38.23%를 보유한 호텔롯데다. 이어 일본의 L 제2투자회사(34.92%), 광윤사(22.84%)가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텔롯데 지분의 99%가 일본 롯데홀딩스 등임을 고려하면 롯데알미늄 지분 역시 대부분 일본 롯데가 들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롯데알미늄이 향후 배당 또는 유상감자를 실시할 경우 일본 롯데가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알미늄의 잉여금이 4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이유는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 된 결과다. 그 중에서도 특히 롯데칠성의 몫이 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은 2018년에 국내서 기록한 총매출 7405억원 가운데 4998억원을 롯데그룹사를 통해 벌어들였다. 내부거래 비중은 67.5%다. 이중 롯데칠성향 매출만 2452억원에 달했다. 롯데칠성이 롯데알미늄으로부터 음료용기를 대량 구매하고 있어서다.



롯데칠성은 삼양패키징, 한일제관, 삼광글라스 등도 거래처로 두고 있지만 롯데알미늄서 들여오는 용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실제 최근 5년간 롯데칠성이 음료용기와 부자재 매입에 쓴 비용 중 내부거래로 롯데알미늄에 지급한 액수가 66%에 달했다. 또한 롯데칠성은 수의계약을 통해 롯데알미늄에 내부거래 일감을 주고 있다. 롯데알미늄으로서는 경쟁 없이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셈이다.


롯데칠성과 롯데알미늄 간의 내부거래는 당국의 규제에 포함되지 않아 일본 주주들이 눈치를 볼 일도 없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이 일정수준(상장 30%, 비상장 20%)을 초과하고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일 때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롯데알미늄의 주요 주주는 신동빈 회장 일가가 아닌, 일본 롯데여서 규제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칠성과 롯데알미늄과의 관계를 일감 몰아주기보다는 ‘수직계열화’로 봐야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롯데알미늄이 롯데케미칼로부터 페트 등 음료용기와 포장재 원료를 납품받아 제품화 한 뒤 롯데칠성, 롯데제과에 공급하는 구조로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는 삼성이나 SK 등 주요 그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면서 “이를 통해 원료부터 제품생산, 판매에 구조를 갖춰 비용을 절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식음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직계열화가 없이도 제품 생산과 판매에 큰 문제가 없다는데 입을 모은다. 전자부품 등에 비해 캔과 페트병을 만드는 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취급업체도 적잖기 때문에 수급걱정은 없다는 것이다. 롯데칠성의 음료부문 경쟁사인 LG생활건강만 해도 한일제관, 테크팩솔루션 등 그룹 외부 기업으로부터 음료용기를 공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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