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泥서 재미 보는 KT&G 옳았다
'회계 논란' 트리삭티, 글로벌 효자로 우뚝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5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한때 회계부정 논란을 일으킨 KT&G의 인도네시아 소재 자회사(렌졸룩)·손자회사(트리삭티 계열)들이 현재는 백복인 KT&G 사장(사진)의 효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인도네시아가 KT&G의 주력 해외시장으로 발돋움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손익 역시 일제히 향상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가 올 3분기 해외시장에서 올린 총 매출은 2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5% 감소했다. 해외에서의 부진은 이 기간 KT&G의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3% 감소하는 데 한몫했다.


해외매출 감소는 수출실적이 줄어든 데 기인했다. 중동향 수출이 부진에 빠진 여파다. 반대로 신흥시장으로 떠 오른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 해외법인의 올 3분기 매출은 12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3% 크게 늘며 수출 축소분을 일부 상쇄했다.


KT&G는 이러한 해외법인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조재영 KT&G 글로벌(CIC)본부장(전무)는 이날 진행된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인도네시아와 미국 시장은 권역별로 나눠 신제품 등을 각기 출시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가는 한편 현지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과는 KT&G에게 특히 반가울 만한 일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단순히 해외 주력시장인 중동지역의 부진을 일부 상쇄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 KT&G가 겪은 분식회계 논란에서도 자유로워 질 재료가 되는 까닭이다.


앞서 KT&G는 2011년 인도네시아 담배제조법인 트리삭티 모회사(렌졸룩) 지분 68.9%를 기존 대주주 '조코'로부터 898억원에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발을 디뎠다. 문제는 트리삭티가 피인수 직후인 2012년부터 매년 순손실을 내며 값어치를 못했단 점이다.


KT&G는 이 때문에 회계 의혹에 휘말렸다. KT&G가 2017년 렌졸룩에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으로 1447억원을 추가 출자한 것을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회계부정으로 의심했기 때문이다. 당시 당국은 KT&G가 가치가 훼손된 회사에 추가 출자를 해줘 기존 주주가 큰 이익을 냈다고 잠정 결론지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 7월 "KT&G가 고의적으로 회계조작을 한 게 아니"라는 증권선물위원회의 결론이 날 때까지 지속돼 왔다.


하지만 트리삭티는 이후 실적반등에 성공했고 이제는 KT&G의 주력 해외기지 역할을 노리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렌졸룩과 종속법인들은 2017년 순이익 65억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5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트리삭티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담배를 직접 제조하는 만큼 판매량 확대에 따른 이익 성장폭이 비교적 크게 확대될 여지 또한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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