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딜레마에 빠진 대원제약
지난 10년간 적자에도 뾰족한 돌파구 부족


[딜사이트 이한울 기자] 대원제약이 야심차게 인수한 보청기 자회사 딜라이트가 10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 측은 사명을 바꾸고 보청기 외에 전반적인 의료기기 사업으로 재정비를 해 적자에서 벗어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지난 2011년 보청기 제작 사회적 기업 딜라이트를 인수해 보청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수 당시 대원제약은 보청기의 가격경쟁력이 월등한 만큼 향후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딜라이트는 대원제약이 인수한 이후 2012년 단 한 해만 반짝 흑자를 기록하고 지난해까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딜라이트는 2012년 매출 41억원, 당기순이익 3억원을 기록한 뒤 2013년 매출 43억원 당기순손실 2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2017년에는 매출이 21억원으로 줄어들었고 2018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8억원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대원제약은 2019년 중국 음향기기전문 기업인 거보타이에 보청기 핵심 부품과 기술수출을 통해 중국 보청기 시장을 노려봤지만 이미 해외 유명브랜드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보청기 시장 역시 해외업체들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딜라이트의 상호를 대원메디테크로 변경하고 새로운 도약을 알렸다. 당시 회사 측은 보청기 뿐 아니라 전반적인 의료기기 사업으로 재정비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메디테크 상호변경 이후 건강기능식품 일반판매업 허가를 획득하는 등 사업확장의 움직임을 보였으나 지난해에도 당기순손실 1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청기 시장은 대부분 해외 업체가 차지하고 있어서 국내 업체가 도전하기 쉽지 않다"며 "대원메디테크가 전반적인 의료기기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고 밝힌 만큼 빠른 변화와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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