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롯데쇼핑, 공모채 공동주관사 확 늘렸다
롯데쇼핑, 그룹 크레딧 리스크 의식…KT는 '언더 발행' 노린 전략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KT와 롯데쇼핑이 나란히 하반기 회사채 시장 포문을 연다. 올해 두번째 발행인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5곳 이상의 대규모 주관사단을 확보하는 특징을 나타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와 롯데쇼핑은 이날 각각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전날 SK E&S, JTBC에 이어 하반기 처음 이뤄지는 공모 수요예측이다. 양사 모두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 규모까지 발행액 증액을 목표로 삼고 있다. 희망금리밴드는 각각의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 그룹 연쇄 강등 피해 간 롯데쇼핑…투심 위축 우려에 '7곳' 대규모 주관사단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연쇄적인 신용등급 강등 이후 그룹 내에서 처음 발행되는 채권이다. 지난달 말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롯데지주,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물산, 롯데오토리스 등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2월 AA0에서 AA-로 일찍이 신용등급이 강등된 바 있어 이번 그룹 연쇄 강등 사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롯데그룹 전반의 크레딧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롯데쇼핑도 공모채 발행을 앞두고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이를 드러내는 대목이 주관사단을 대거 끌어모은 점이다. 지난 2월 발행 당시에도 6곳의 주관사단을 꾸렸던 롯데쇼핑은 이번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등 무려 7곳에 달하는 증권사를 공동대표주관사로 세웠다.


현재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롯데쇼핑의 개별민평금리는 같은 등급인 AA-의 등급민평금리보다 15~20bp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대표적으로 3년 만기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AA- 등급민평금리는 4.37% 수준인 반면, 롯데쇼핑의 개별민평금리는 4.57%로 책정됐다. 롯데쇼핑의 회사채 가격이 동일 등급 회사채 대비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최근 롯데그룹의 크레딧 이슈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롯데쇼핑의 개별민평금리가 등급민평금리보다 높게 형성돼 있어 금리 메리트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언더 발행은 어렵겠지만 오버 금리 수준에서는 목표 금액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발행금리에 민감한 KT, 최상위 신용도에도 주관사단 확대…SKT와 대비


최상위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KT(AAA/안정적)도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곳에 달하는 주관사단을 꾸렸다. 지난 1월 올해 첫 수요예측 주자로 나서 흥행을 거둔 바 있는 KT는 이번 두 번째 발행에서도 주관사단을 동일하게 유지했다. 다만 AAA급 발행사가 공동대표주관사를 대규모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KT의 이같은 다수 주관사 확보 전략은 같은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AAA/안정적)이 상대적으로 단출하게 주관사단을 꾸리는 것과 대비된다. 올 상반기 두 차례 회사채 발행을 마친 SK텔레콤은 지난 2월 첫 발행 당시 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SK증권 등 세 곳의 공동대표주관사를 뒀고, 지난 4월 발행 당시에는 NH투자증권 한 곳을 단독 대표주관사로 둔 바 있다.


한 대형 증권사 본부장은 "KT나 SK텔레콤 모두 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으로 높아 굳이 여러 주관사가 붙지 않아도 시장에서 경쟁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려 한다"면서도 "KT가 상대적으로 발행금리에 민감해 여러 증권사를 주관사로 확보해 두고 세일즈를 요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번 발행 트렌치(trenche)를 ▲2년물(300억원) ▲3년물(900억원) ▲5년물(800억원) 등으로 구성했다. 각 만기의 개별민평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4.05~4.22% 수준으로 AAA 등급민평금리 대비 8bp 안팎 낮게 형성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투심 위축을 우려해 주관사단을 늘렸다면, KT는 '언더 발행' 수준으로 금리를 낮추고자 주관사단을 늘린 케이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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