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금융 디파이
이더리움에서 시작된 가상자산 대출
② '이자 농사'로 변곡점맞은 디파이, 아직은 구조 개선 필요
블록체인을 이용한 대출, 예치, 파생상품 등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가 ICO(가상자산공개) 열풍 이후 잠잠해진 가상자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반년만에 9조원 규모로 몸집을 키우며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지만, 위태로운 구조와 기술적 결함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직은 '거품'일 뿐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스마트컨트랙트를 기반으로 누구에게나 금융 서비스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디파이 시장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지 알아봤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아직 명확한 용도가 많지 않다. 가격 변동성 또한 다른 자산에 비해 크다. 하루새 100%이상 가격이 오르내리는 일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흔한다. 이에 현물을 내리 보유하고 있기 보다는 금융 상품 투자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점차 늘고 있다.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 중 최초로 시작된 금융 상품은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기는 대출(랜딩) 서비스다. 장기보유를 목적으로 하지만,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단기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려는 투자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탄생했다. 대출 서비스는 전체 디파이 서비스 중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용률 역시 가장 높다. 


◆ '이더리움'에서 시작, '비트코인'까지 품은 디파이 대출

탈중앙화 금융 기술을 채택한 최초의 디파이는 지난 2014년 설립된 가상자산 담보대출 프로젝트 메이커다오(MakerDao)다. 가상자산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맡기면 1달러와 같은 가치를 가진 다이(Dai)를 담보에 준한 비율로 받을 수 있다. 메이커다오와 같은 대출 디파이는 일반적으로 대출금의 150%에 해당하는 담보물을 예치한다. 


이용자들은 가상자산 대출 상품을 이용해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세일 때 이용자는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기고, 다이를 대출받는다. 다이는 1달러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거래소에서 이를 현금화 하거나 기타 다른 담보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세면 이더리움 현물을 보유하려는 비중이 높아지고 대출 이용률은 줄어든다.   


대부분 이더리움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파이 서비스 특성상 초기는 스마트컨트랙트로 거래가 가능한 이더리움 기반 가상자산만을 담보로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트코인도 포용하면서 디파이 시장의 폭이 넓어졌다. 


이더리움 기반 가상자산은 디파이 서비스에서 자동계약이 가능하지만, 비트코인과 같이 다른 플랫폼에서 발행된 가상자산은 스마트컨트랙트 적용이 어려웠다. 비트코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가상자산 대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0% 전후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더리움 위주인 디파이 시장에서는 활용되지 못해왔다.  


지난해 등장한 '비트코인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에 묶인 돈을 디파이 시장에 끌어들였다. wBTC, sBTC등은 비트코인 보유량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상에 기록되는 형태로, 가격이 비트코인과 1대 1로 연동된다. 이용자들은 이를 통해 보유한 비트코인을 담보로 디파이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절반의 비중을 차지한 비트코인이 디파이 시장에서 통용되면서 시장의 범위도 확장됐다.


대출 디파이 서비스가 점차 늘자 가상자산 거래소가 직접 서비스 제공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국내 프로젝트로는 델리오(Delio), 벨릭(Velic) 등이 가상자산 담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스마트컨트랙트로 직접 대출 과정이 이루어지는 디파이와 달리 중앙화된 관리자가 있는 이들 서비스를 시파이(Cefi, Centralized Finance)로 구분해 분류하고 있다.  



◆ 디파이 대출과 이자 시장의 성장 '이자 농사'

최근 대출 디파이 서비스를 중심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한 '이자 농사'는 디파이 시장에 변곡점을 가져왔다. 8월 말 기준 디파이 전체 예치금은 9조원 가량으로, 이자 농사가 시작되기 전인 연초 대비 100배 이상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이자 농사의 등장은 디파이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자 농사는 대출 플랫폼 내에 예치된 가상자산의 양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됐다.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컴파운드(Compound)로, 지난 6월 자체 가상자산 COMP를 발행해 예치에 대한 이자 지급을 시작했다. 


COMP의 용도는 거버넌스 토큰, 즉 컴파운드 서비스내 변경 사안에 대한 투표 권한이다. COMP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컴파운드 내에 가상자산을 예치해야 하며, 그 댓가로 COMP를 받는다. 컴파운드의 이자 지급이 디파이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자 와이언파이낸스(YFI),  신세틱스(Synth) 등 대출 디파이 서비스들도 연이어 자체 토큰을 발행해 이자 지급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자로 지급되는 COMP의 가격이 일주일만에 600%상승했으며, YFI 또한 보름간 1195%가량 상승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했다. 당초의 목적과 달리 이자만을 위해 예치하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났고, 이자로 지급되는 여타 가상자산들의 가격 역시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발생했다.


서로 다른 디파이 서비스들이 스마트컨트랙트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여기에서는 문제로 작용된다. 작은 규모의 가격 비대칭과 비효율만 발생해도 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디파이 시장의 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자 지급 대출 디파이 와이언파이낸스를 창립한 안드레 크로녜는 "현재의 디파이 붐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 단계가 끝나면 진정으로 가치있는 것들만 남을 것"이라며 디파이 시장의 '거품'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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