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무상감자, '통큰 배당' 신호탄 되나
감자 대금 배당가능이익 전환 가능…한솔홀딩스 등 유사 사례 존재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쌍용양회공업(이하 쌍용양회)의 대규모 감자가 배당 확대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양회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인 기업의 특성상 꾸준한 배당을 실시해 왔는데, 감자를 거치며 배당 여력을 더욱 늘릴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쌍용양회는 오는 11월 16일자로 보통주 액면가를 1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는 10대 1 무상감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우선주를 전량 소각해 자본금 5054억원을 504억원으로 줄일 방침이다.


쌍용양회의 이번 무상감자는 손실이 누적돼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이 자본잠식 탈피를 위해 실시하는 무상감자와는 차이가 있다. 부실 기업의 감자는 감자차익을 발생시켜 누적 손실과 상계시키는 것이 목적인 반면, 쌍용양회의 감자는 자본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자본금을 줄이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진 까닭이다.


통상 부실 기업은 감자 비율에 따라 주식 수를 줄이는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예컨대 전체 발행 주식수가 100만주인 기업이 10대 1 무상감자를 단행하면 발행 주식수가 10만주로 줄어들고, 10주를 보유한 주주의 주식수 또한 1주로 줄어들게 된다. 상장사들의 경우 이같은 무상감자는 큰 악재로 받아 들여지고 한동안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쌍용양회 주주들은 무상감자를 거치더라도 주식 수에 변화가 없다. 또한 감자 과정에서 외부로 유출되거나 공중분해되는 자본이 없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추후 주가 변화에 따라 평가차익 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런 이유로 쌍용양회 주주들은 이번 무상감자를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쌍용양회의 무상감자는 공식적으로는 자본금 계정에 묶여 있는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대형 시멘트사 가운데 쌍용양회 만큼의 자본금을 가지고 있는 곳은 드물다"면서 "이번에 자본금에서 제외되는 자금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본총계가 9000억원에 육박하는 한일시멘트의 경우 자본금은 207억원에 불과하다. 자본총계가 4000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성신양회의 자본금은 1285억원이다. 자본총계가 6378억원인 삼표시멘트의 자본금은 537억원이다. 이들 시멘트사와 비교할 때 자본총계가 1조7500억원인 쌍용양회가 자본금을 500억원으로 줄이는 것이 무리수는 아니라는 평가다.


투자자들은 감자한 4500억원을 추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행 상법상 감자 대금을 추후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배당가능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쌍용양회의 감자가 배당 정책의 변화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상감자를 통해 배당 재원을 마련한 사례는 종종 있다. 가장 최근에는 한솔홀딩스가 5대 1 무상감자를 단행, 배당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쌍용양회는 이미 매년 2200억원 가량을 배당해 왔다. 배당은 매 분기마다 실시했다. PEF가 최대주주인 기업들은 통상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일으킨 인수금융의 이자비용 등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감자 대금까지 배당에 활용한다면 배당 규모는 더욱 커질 여지가 있다.


쌍용양회가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더라도 상장사라는 특성상 일부 배당금이 소액주주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현재 쌍용양회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77.7%(보통주 기준)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까닭에 소액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무상감자와 배당 등으로 쌍용양회의 몸집이 가벼워질 경우 한앤컴퍼니에게도 나쁠 것이 없다는 평가다. 일단 배당으로 금융비용과 별개로 투자금을 회수할 여지가 생기며, 추후 매각도 손쉬워진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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