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KCGI,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하나
3자 주주연합 지분 50% 확보 움직임…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 우선순위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KCGI가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설 전망이다. KCGI는 기존 저축은행 중심으로 진행한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메리츠증권으로 갈아타면서 약 60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조달 자금의 사용처는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지만 한진칼을 놓고 분쟁을 지속하고 있어 추가 주식매입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지원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게 된 것은 변수다. 한진칼이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양측 지분율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GI는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KCGI가 주담대 계약을 메리츠증권과 맺으면서 추가 자금 여력을 확보하며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3자주주연합 측은 KCGI를 중심으로 약 2%의 지분 매입을 검토했으나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돌발변수가 등장하면서 전체 한진칼 지분을 50%이상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 16일 산은을 대상으로 신주 706만2146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실시계획을 밝혔다. 신주 발행가액은 7만800원이고, 신주 상장예정일은 12월22일이다. 신주 706만2146주가 발행되면 한진칼의 총 발행주식수는 5917만603주에서 6623만2749주로 늘어난다.


유증이 단행되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하게 된다. 산은은 "일방에만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진그룹 경영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산은을 조원태 회장 진영의 우호지분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점에 기반해 산은 지분을 포함한 조원태 회장 진영의 한진칼 지분율은 47.33%가 된다. 


반면, 45.23%(2676만3584주)를 보유하고 있던 3자 주주연합은 유증으로 인해 지분율이 40.4%로 희석된다. 3자 주주연합이 보유한 신주인수권(164만6235주)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지분율은 42.9%에 그쳐, 조 회장 진영과 4.43%의 지분율 격차가 벌어진다.


앞서 '한진칼에 대한 지배력을 획득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지분율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3자 주주연합의 현재 한진칼 지분율은 ▲KCGI 20.34% ▲반도건설 20.06%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31% 등 총 46.71%(신주인수권 포함)이다. 조원태 회장 진영은 ▲조원태 6.52% ▲조현민 6.47% ▲이명희 5.31% ▲재단과 친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4.15% ▲델타항공 14.90%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3.79% 등 약 41.14%로 3자 주주연합 측에 열세다.


KCGI를 필두로 한 3자 주주연합은 이와 별도로 조원태 회장 진영의 지분율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법률적인 수단을 동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자 주주연합 관계자는 "(현 상황이 위급한 만큼) 법률적인 수단을 총동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임시주주총회 소집 등 대응할 수 있는 모든 방안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우선적으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서고 추가로 임시주총 소집에 나설 전망이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긴급한 자금조달을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에게 신주를 발행하거나 자본제휴를 위해 상대방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등 총 6가지 경우에 대해 이사회에서 결의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다만, 3자 주주연합은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이 제3자배정 유증을 단행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주주 전체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주배정 증자가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 경영권 분쟁 중에는 제3자배정 증자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 때문에 3자 주주연합은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시도해 조원태 회장 진영의 우호세력 유입과 지분율 확대를 경계할 태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항공업황의 악화로 임시주총 소집에 나서기 쉽지 않았던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이사회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태세다. 3자 주주연합은 임시주총 소집에 대한 내부회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조만간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자 주주연합은 내년 3월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 수도권 한 골프장에서 회동을 갖고 한진칼 주총과 이사선임 등에 대한 구체적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지분율을 50% 이상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3자 주주연합 측은 적어도 우호적 인사를 이사회에 신규 진입시키는데 나설 전망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원태 회장 진영이 추천한 인사 중심으로 11인 체제로 구축돼 있다. 3자 주주연합은 이사회 규모를 확대해 지배력을 높인 한진칼 이사회의 현행 틀을 깨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주총에서 3자 주주연합은 사내외이사 후보 7명을 이사회에 진출시키는데 실패했다.


주주연합은 지난 주총 뒤 "기존 오너 중심의 체제를 바꿔야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진칼 이사 선임의 건은 주총 보통결의사항이다. 출석의결권수의 과반수와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4분의 1 찬성을 얻으면 된다. 다만 조 회장의 이사 해임이나 정관변경은 녹록치 않다. 이는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출석주주 3분의 2 이상(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의 동의가 필요하다.


조원태 회장 측은 3자 주주연합과의 지분 격차를 줄여야하지만 지난번 워런트 매입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군 확보에 대한 움직임도 드러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최근 한진칼 주식 150만주를 담보로 약 4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3자 주주연합과의 지분율 격차를 줄이는데 쏟아야하지만 조 회장은 상속세 납부에 발목이 잡혀 있다. 지난해 말 조 회장 일가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법정비율로 상속받고, 약 2700억원 규모의 상속세도 신고했다. 당시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약 460억원을 우선 납부하고 5년간 나눠서 내기로 했다. 현재 조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 6.52% 가운데 5.99%가 담보로 잡혀있다. 


결과적으로 조원태 회장은 산은이란 우군을 확보해 3자 주주연합을 경계하는 그림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은과 한진그룹간 이번 딜(Deal)은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한진칼이 인수하게 될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통합추진과 경영성과 미흡시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게 되는 등 경영책임을 부담하게 돼 있다는 점, 3자 주주연합이 법률상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대응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지분 확보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 등에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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