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KCGI "민간기업 경영간섭 말라"
산은 자금지원 통한 아시아나 인수 반대…"조원태 회장이 원하는 방법으로 진행"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KCGI가 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한진그룹 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대해 다시금 비판했다.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의 M&A를 모색하는 것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기형적 투자구조'라는 점을 재차 부각시켰다.


KCGI는 20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산은의 자금지원을 통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KCG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잠재부실 부담을 고민하던 산은과 일부 정책당국이 항공업 통합과 실업우려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동참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주들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은 희생됐고, 사회적 합의와 공정한 절차가 무시되며 국민의 혈세가 낭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진칼이 다양한 자금조달 방법으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산은의 제3자배정 증자가 안 되면 합병이 무산되는 것으로 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번 딜(Deal)은 조원태 회장 측이 원하는 방법으로 진행됐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 16일 산은을 대상으로 신주 706만2146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실시계획을 밝혔다. 신주 발행가액은 7만800원이고, 신주 상장예정일은 12월22일이다. 신주 706만2146주가 발행되면 한진칼의 총 발행주식수는 5917만603주에서 6623만2749주로 늘어난다. 


유증이 단행되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하게 된다. 산은은 "일방에만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진그룹 경영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산은을 조원태 회장 진영의 우호지분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점에 기반해 산은 지분을 포함한 조원태 회장 진영의 한진칼 지분율은 47.33%가 된다.


반면 45.23%(2676만3584주)를 보유하고 있던 3자 주주연합은 유증으로 인해 지분율이 40.4%로 희석된다. 3자 주주연합이 보유한 신주인수권(164만6235주)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지분율은 42.9%에 그쳐, 조 회장 진영과 4.43%의 지분율 격차가 벌어진다. KCGI를 중심으로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이 산은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배경이다. 


산은은 조 회장 진영에 대한 경영권 방어의 성격은 전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산은은 한진칼과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한진칼이 인수하게 될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통합추진과 경영성과 미흡시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게 되는 등 경영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투자합의서에는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감사위원회위원 등 선임 ▲주요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동의권 준수 ▲윤리경영위원회 설치·운영 책임 ▲경영평가위원회가 대한항공에 경영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감독할 책임 ▲통합계획(PMI)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 ▲대한항공 주식 등에 대한 담보 제공·처분 등 제한 ▲투자합의서의 중요 조항 위반시 5000억원의 위약벌과 손해배상책임 부담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대한항공 발행 신주에 대한 처분권한 위임·질권을 설정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KCGI는 여전히 이번 딜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KCGI는 "국책은행과 정책당국은 지금이라도 민간기업 경영권 간섭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합리적인 방식을 택해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CGI는 항공업 통합의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진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KCGI는 "1년 반 이상을 준비하고 실사한 HDC현대산업개발도 검증하지 못한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을 합리적인 실사나 정당한 절차도 밟지 않고 국책은행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떠넘기는 것은 안 된다"며 "이로 인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행렬이 이어진다면 소액투자자의 피해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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