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M&A
인수 후보군 좁혀지나
IT·유통 대기업 거론…골목시장 침해 여론 ​부담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16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정강훈 기자]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요기요' 대신 '배달의민족'을 선택했다. DH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요기요를 앞으로 6개월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배달앱 2위인 요기요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게 되면서 인수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배달앱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서비스 자체는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배달 서비스가 질적, 양적으로 성장한 것은 호재다. 하지만 기업가치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점과 1위 업체와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인수를 꺼리게 만드는 요소로 여겨진다.


◆상처만 남은 출혈경쟁… 예견된 요기요 매각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DH가 요기요 대신 배달의민족을 택한 것을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요기요가 국내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배달의민족(법인명 우아한형제들) 인수가 이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배달앱 업체들은 대대적인 출혈 경쟁을 벌였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점유율 싸움을 하는 가운데 쿠팡이츠가 새로운 도전자로 나섰기 때문이었다. 각 업체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쿠폰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업체들은 지난해 막대한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다. 1위 업체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액 5654억원에 영업손실 364억원, 당기순손실 756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9481만유로(한화 약 1267억원)에 순손실 4391만유로(한화 약 586억원)였다.


요기요로서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했으나 기대했던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했다. 배달의민족과 점유율 격차가 전혀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기요가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배달의민족이 곧바로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여건이기 때문에 출혈경쟁은 의미가 없었다. 이런 배경에서 DH가 전격적으로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제안한 것이다.


DH 입장에서도 요기요를 매각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DH로선 수조원의 몸값을 주고서라도 우아한형제들 인수가 절실했다. 1,2위 업체간 점유율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어 DH가 요기요 매각으로 만족할만한 금액을 회수한다면 나쁜 결정은 아닌 셈이다.


게다가 향후 수익성의 성장 여지를 보더라도 배달의민족이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요금 체계가 다르긴 하지만, 배달의민족이 평균적으로 가맹점들에게 더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초 배달의민족이 요금 체계를 개편하려다가 부정적인 여론에 결정을 철회한 적이 있어, 당분간 요금 체계 개편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골목시장 침해 여론 부담…"원매자 풀 좁다"


요기요는 최소 1조원대 이상의 몸값이 예상된다. 다만 여러 악재가 많다. 일단 몸값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인수할만한 여력이 있는 후보자가 매우 한정적이다. 그 외에 매각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적지 않다.


요기요의 대표적인 인수 후보로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이 꼽히고 있다. 네이버는 대기업 중에서는 배달 관련 시장에 가장 발을 많이 걸치고 있는 업체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코리아의 주요 주주이면서 동시에 최근엔 또 다른 배달대행 서비스 '생각대로'의 운영사인 인성데이타에도 투자했다.


아울러 요기요와는 이미 배달중개 서비스를 협업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의 주요 주주로서 이번에 지분매각 계약에서 1년간 경업금지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H 입장에서 네이버는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는 문제가 있다.


카카오는 자체적인 자금으로는 인수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쿠팡은 자체 물류로 승부하고 있는 쿠팡이츠가 성장세에 있다는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있다.


그 외에 e-커머스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이 후보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통 대기업이 골목상권과 맞닿아있는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네이버나 카카오가 배달중개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지금껏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원매자 풀(Pool)이 좁다면 사모펀드(PEF) 역시 인수를 꺼릴 수밖에 없다. 회사의 경영 상황을 개선하더라도 엑시트가 어렵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아니므로 PEF들이 선호하는 사업모델도 아니다.


이런 조건에서 DH는 6개월, 연장 시 최대 12개월 이내에 매각을 마쳐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서 DH가 협상에서 불리한 조건인 것도 문제지만, 인수에 나설만한 원매자가 제한적이어서 실제 요기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