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안 논란
'3%룰'에 가로막힌 주주 재산권
②한진칼 등 가족 간 경영권 분쟁시 유권해석 모호…최대주주만 불리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8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상법이 개정되면서 상장사들은 본격적으로 새로운 제도를 적용하게 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3% 의결권 제한 규정 개편 등을 고려할 때 감사위원 재선임을 앞둔 기업들은 이사 선임 과정에서 잡음을 우려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 소수주주권 행사 요건 완화, 배당기산일 폐지 등 내용이 담겼지만 소수주주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팍스넷뉴스는 상법 개정안의 주요 사안별로 이전과 달라진 기업 환경을 짚어보고자 한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올해 주주총회부터 개정된 상법이 적용되며 주요 주주의 재산권을 차별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는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의결권이 합산되는 3%룰 적용이 자칫 일부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보호라는 목적으로 통과된 상법 개정안이 본래 목적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3%룰이란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출, 해임할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것이다. 최대주주와 소액주주가 서로 경합하게 되는 경우 무시될 수 있는 소액주주의 의견을 최대주주의 의견과 동일시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상법 개정 과정에서 사외이사여부와 관계없이 감사위원 선임 시 모두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산해 3%까지만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됐다. 하지만 경제단체와 협회 등에서의 강한 반대의견을 나타내면서 기존 법령이 유지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에는 현행되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가 각각 개별로 3%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문제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마련된 3%룰이 개별로 적용되는 경우 최대주주를 비롯해 모든 개별주주에게 똑같이 의결권이 제한되는 상황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예컨데 3%를 초과한 지분을 보유한 일반 주주 역시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는 자신의 의결권을 3% 이상 행사할 수 없다. 소액주주의 보호를 위한 제도지만 개별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3%룰은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여할 경우만 의의가 있다. 만일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3%룰은 오히려 경영권을 공격하는 세력에 의해 주총 성립 자체나 안정적인 경영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 


코스닥협회가 지난해 조사한 주주총회 평균 주주참석률은 전체 1%에 그쳤다. 전체 발행 주식의 1%미만을 보유한 소액주주의 경우 0.8%로 전반적으로 주주총회 참여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주총의 주주참석률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된 3%룰은 주주 재산권을 침해하는 동시에 주총을 통해 주요사항을 결정해야 할 기업에게는 짐이 될 뿐 이란 지적에 직면하게 된다.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로 제한한 것 역시 최대주주의 재산 행사를 차별적으로 막는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의결권이 합산을 구분짓고 있지만 최근 몇몇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가족관계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어떻게 합산할지에 대해서도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사례에서도 이 같은 모호한 적용 우려가 제기된다. 상법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는 3%룰이 적용된 반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의결권 제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감사위원 선임 절차의 역차별로 인해 최대주주의 재산권이 차별적으로 침해당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혈연관계임에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간 사이를 고려해 조현아 부사장의 지분에 3%룰을 적용할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 소액주주의 권한을 보장해주기 위해 도입된 3%룰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최대주주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결과만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은 지분을 분산해 3%룰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 규제의 불균형이 발생한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이들의 공격을 방어하기에 어려움이 더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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