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비상
푸본현대, 외부조달에도 효과 적은 재무건전성
⑤13차례 조달에도 RBC제자리···결국 '유증' 카드 꺼내들어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 국채금리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금리가 가파른 상승 추세에 있다. 이러한 '금리 발작'은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량 증가, 빌황 마진콜 사태에 따른 글로벌 IB들의 보유채 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전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금리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이런저런 이유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국내 금융회사로서는 비상이다. 금리 상승이 운용 수익률 제고로도 이어지지만 금융회사는 당장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를 맞는다. 전반적으로 채권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를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자본 확충이 필요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조달 계획과 전망을 살펴볼 예정이다. 


[팍스넷뉴스 신수아 기자]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외부 조달을 통해 자본확충을 해왔으나 재무건전성 제고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규제강화에 따른 대응력을 제고하고 근원적인 건전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15년부터 총 13차례에 걸쳐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각각 3750억원, 1000억원이다. 


푸본현대생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16년 한때 160%까지 떨어졌다. 이후 수차례 후순위채를 발행해 2017년말엔 176%까지 끌어올렸으며, 2018년엔 대주주 대만 푸본생명의 2940억원 유상증자로 RBC비율은 298%까지 개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9년 254%로 44%p 떨어졌고, 지난해 말엔 217%로 하락했다.  



지속적인 외부 조달에도 RBC비율의 개선 효과가 퇴색되는 이유는 퇴직연금 리스크에서 찾을 수 있다. 2018년부터 퇴직연금의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은 RBC비율 산출에 직접 반영되기 시작했다. 반영비율은 2018년 35%를 시작으로 2019년 70%, 지난해엔 100%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즉, 퇴직연금을 보유한 보험사들이 RBC비율 산출 시 반영해야할 리스크 값도 점차 커졌다는 의미다.


실제 푸본현대생명이 보유한 특별계정 수입보험료는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크다. 보험사가 판매한 퇴직연금은 특별계정으로 분류된다. 2020년말 특별계정 수입보험료는 3조714억원, 이는 전체 수입보험료 5조714억원의 61%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푸본현대생명이 보유한 퇴직연금 규모는 삼성생명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푸본현대생명은 사업보고서에서 "주로 퇴직연금 요구자본 반영비율 확대 등으로 인한 신용위험액 증가에 기인해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증가했다"라며 "또한 보험영업 확대 및 사업전략 변경 등에 따라 금리·시장위험액도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축성보험의 높은 영업 비중도 지급여력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푸본생명보험의 보유계약에서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 전체의 31%로 나타났다. 2018년 말 27%, 2019년 말 28% 였던 점을 고려하면 해를 거듭하며 저축성 보험의 보유 계약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으로 경쟁사들이 저축성 상품의 비중으로 급격히 줄이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특히 지난해 말 신계약에서 저축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누적금액 기준 33%, 2018년 2%에 불과했던 저축성 보험의 신계약 비중이 2019년 말 29%까지 큰폭으로 뛴 이후 줄곧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저축성 보험은 일시적으로 유입되는 보험금이 크기 때문에 사세 확장에는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예정이율이나 최저보증이율만큼 무조건 보증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 적립해야하는 준비금도 그만큼 커진다. 즉, 보험부채가 늘어난다는 의미로 RBC비율의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푸본현대생명은 기초 체력 제고를 위한 '히든카드'를 꺼내 들었다. 상반기 중 45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의한 것. 2020년 말 별도기준 푸본현대생명의 자본총계가 1조1435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할때, 유상증자로 자본 규모는 140%가까이 확대된다. 현재 푸본현대생명의 지분은 대만의 푸본생명그룹이 전체의 61.6%를, 나머지 37%는 현대커머셜과 현대모비스가 보유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4580억원의 유상증자와 최대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채권 발행 등 총 6080억원 규모 자본을 확충할 것"이라며 "유상증자는 청약절차 등 절차를 거쳐 오는 7월경 완료할 예정이며 후순위채 발행은 시장상황에 따라 올해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본자본을 확대하는 유상증자는 그간 푸본현대생명이 의존해 온 후순위채와는 자본의 질적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증자를 통해서 확보한 자본은 이자 지급의 부담도 없을 뿐더러, 결손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영구적인 자본으로 계상된다. 증자가 완료되면 RBC비율은 최대 289%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영구채 대비 발행 금리가 낮은 후순위채는 보험사의 자본 확충에 자주 활용되지만, 자기자본의 50% 내에서만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특히 잔존만기가 5년 이내가 되면 해마다 자본인정금액이 20%씩 차감된다. 실제 푸본생명이 앞서 발행한 후순위채의 가운데 1600억원은 이미 잔존만기가 3년 미만에 접어들었다. 사실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규모가 400억원에 불과하다.


한편, 여전히 RBC비율의 하방압력은 남아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 물량 취급 확대에 따른 외형성장, 금리상승 가능성, 건전성 제도의 강화에 따라 재무 건전성 유지 여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주력 상품인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 증가로 요구 자본 증가가 동반되고 있어, 지속적인 RBC비율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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