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창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한 때 8000만원을 돌파했다. 그밖에 리플, 도지코인, 이더리움, 이더리움 클래식, 비트코인캐시, 에이다, 레이븐코인, 트루USD 등의 가상자산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또, 등락을 거듭하는 국내 주가지수와 달리 미국 댜우지수,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명동 기업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단 직접 투자에 나선 명동 시장 관계자들도 적잖다. 주로 젊은 직원들이다. 가상자산은 물론 미국 주식에도 과감히 개인 자금을 투자한다. 아직까지는 수익률도 훌륭한 편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이나 테슬라 주식 등에 투자해서 재미를 봤다는 젊은 친구들이 주변에 꽤 있다"며 "이익 실현을 했다가 재투자도 하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오랜 경험으로 조심하라고 조언하고 싶어도 최근 수익률을 보면 (그들에게) 잔소리 뿐이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혹여 (젊은 직원들이) 회사 자금으로 투자할까봐 최근 자금 관리에 부쩍 신경쓰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렇다면 뭉칫돈을 굴리는 전주(錢主)들은 가상자산 등에 투자할까. 대답은 'NO'이다.
제도권 금융회사보다 고수익을 추구하지만 투자가 아닌 투기의 경우 철저히 배격하는, 보수적 문화를 가진 곳이 명동 시장이다. 명동 업체들은 기업이 어음 할인을 문의하면 해당 기업의 정량적 수치는 물론, 정보망을 가동해 정성적 요소들까지 파악한다. 거래를 수반하지 않은 융통어음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분히 투기성이 있는 가상자산과 미국 주식 등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시장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전주들도 가상자산, 미국 주식 광풍에 왜 관심이 없겠는가"라면서도 "은행 등에 비해 고수익을 추구하지만 그렇다고 투기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미국 주식이라면 몰라도 가상자산의 경우 과거 네덜란드 튤립같은 투기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에 만난 모 전주는 가상자산에 대해 '신기루 같은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명동 시장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가상자산, 미국 주식에 과감한 투자를 권유하는 젊은 직원들과 기존 투자를 고집하는 전주나 금고지기 간의 마찰이다. 개인 투자를 통해 목돈 쥔 젊은 직원들이 과감히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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