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사모펀드로
'수탁거부' 탓 사모펀드 설정 '스톱'
②늘어나는 보수 중소운용사 생존문제…부작용 줄이는 대안 나와야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4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옵티머스·라임사태와 같은 부실 사모펀드 사고를 막겠다며 사모펀드 투자자보호·체계 개편안을 위한 자본시장법 하위규정 개정안을 꺼내들었다. 투자자보호를 최앞단으로 내세운 개정안을 내놓고 오는 10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맞춰 사모펀드운용사들도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위한 준비에 나섰다. 팍스넷뉴스는 제도 시행에 맞춰 실무 대책을 마련 중인 운용사들의 준비 실태와 사모펀드시장 발전을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제도적 보완점을 알아봤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기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의 신뢰 회복을 위해 관리·감독 방안을 강화했지만 오히려 운용업계는 이 같은 제도가 시장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양한 사모펀드 출시로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순기능을 높여야 하는데 수탁·판매사에게 과도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은 탓에 신규 펀드 출시 단계부터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해 사모펀드 투자자보호·체계개편을 위한 자본시장법 하위규정 개정안을 통해 수탁사의 운용감시 및 자산대사(수탁사가 보관·관리하는 집합투자재산을 펀드별 자산명세와 비교‧대조) 의무를 신설했다. 금감원, 금융투자협회, 은행연합회는 '신탁업자의 수탁 업무처리 가이드 라인'을 제정해 지난 6월28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쟁점은 수탁업자의 운용감시 의무가 강화되자 사모펀드의 수탁을 거부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보호를 위한 여러 장치가 생기면서 인력과 시스템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소운용사에게는 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이보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사모펀드의 수탁·판매 거부"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 신규 설정 수는 2019년 6월 월평균 667개에서 2020년 7월 197개 수준으로 급감, 올해 6월 기준 266개를 기록했다. 부실사모펀드 사태후 사모펀드 개편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며 2년 사이 신규설정 펀드 수가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헤지펀드가 설정하는 혼합자산, 채권, 파생 같은 비상장·구조화·복잡 펀드의 신규 펀드 설정이 급감했다.



신규펀드 설정 급감의 원인은 은행의 수탁거부으로 확인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말부터 사모펀드 수탁사에 운용사의 위법·부당행위 감시 책임을 부여했다. 관련 제도 강화로 수탁사는 매월 1회 이상 사모펀드 운용사와 펀드 재산 목록 등 펀드의 자산보유 내역(편입자산의 종목명 포함)을 비교해 이상 유무를 점검한 뒤 증빙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특이사항 발견 시 즉시 판매사에 알린 뒤 금감원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금융투자협회가 250여개 운용사를 대상으로 '펀드 수탁거부 관련 사례 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운용사의 20%가 사모펀드 신규설정에서 한번 이상 수탁 계약을 거부당했다고 답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신규 사모펀드 위축은 수탁 기피 등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탁거부는 다양한 형태의 사모펀드 설정을 제한하고, 이는 최종적으로 소규모 운용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규 사모펀드의 경우 수탁사들이 여러 제한 요건을 들어 수탁을 거부하고 있어 중소운용사의 펀드설정에 장벽이 되고 있다"며 "사모펀드의 장점은 신속성과 다양성인데 안정성을 너무 강화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판매사와 수탁사의 의무를 강화하다보니 자산이 복잡하고 구조가 어려운 펀드 설정은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은 기존 주식형 공모펀드와는 다른 비상장주식, 대체자산 등의 투자를 선호하는 이러한 펀드를 담으면 수탁이 어렵다"고 전했다.


판매사도 사모펀드를 기피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소비자법 시행으로 고객의 펀드 이해도 파악을 위해 많은 절차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데 복잡한 구조의 사모펀드는 설명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수탁이 어려워지자 수탁 수수료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수탁보수 인상으로 수탁사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의 보수 인하로 중소규모 운용사들의 수익 악화가 우려되며 나아가 수탁보수 인상으로 인한 전반적인 펀드 보수인상은 최종 소비자(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투협에서도 수탁 거부는 엄중 사안으로 보고 업계와 소통해 정책 당국에 건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은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사모펀드 개정안 관련 입법기간동안 설명회를 통해 업계의 의견을 듣고 이를 규정안에 담겠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로 설명회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금투협은 수탁업무 관련 규정의 모호함, 수기로 이뤄지는 업무의 불편 등 해결을 위해 금감원,금융위, 은행연합회, 신탁업계의 건의사항을 반영한 '펀드 수탁업무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지난 6월28일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이 가이드라인 역시 운용업계의 고충은 반영하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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