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최근 국내 ETF도 400개를 넘어섰지만 미국이야말로 ETF의 나라로 꼽힌다. 미국 시장에 올라온 ETF는 이미 작년에 2200개를 넘어섰다. 투자은행은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게 할 만한 ETF를 만들어내는 데에 집중한다. 그리고 새로운 ETF는 가장 최신 이슈와 트렌드를 반영하므로 우리가 꼭 이 ETF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블랙록의 신상 ETF

오늘 소개할 ETF는 블랙록(BlackRock)이 지난 8월 5일 론칭한 BlackRock Future Climate and Sustainable Economy ETF다. 미래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테마로 한 액티브 펀드(Active Fund)이고, 상장 티커(ticker)는 BECO다. 뉴욕증권거래소 산하 아키펠라고거래소(NYSEARCA)에 상장되어 있다.

이 펀드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투자한다. 포트폴리오엔  8월 19일 기준 63개의 종목이 담겨있다. 펀드의 순자산은 502만달러(59억원)로 아직 작은 편이다. 이 펀드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바로 어떤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블랙록이 어떤 기업을 환경과 지속가능성 테마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

◆핵심 포트폴리오 탐색

블랙록은 ETF 내 각 기업의 비중을 상당히 비슷하게 구성했는데,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모두 3% 내외를 나타내고 있다. 오늘은 5개 기업의 개요를 빠르게 훑어보겠다. 이 기업들은 모두 미국에 상장되어 있진 않다. 일부는 유럽 시장에 상장된 기업임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①넥스테라 에너지(NEXTERA ENERGY INC)

시가총액 2조2000억원

이 기업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이 회사는 북미 지역 전력 및 에너지 인프라 회사다. 자회사와 계열사를 통해 풍력과 태양광 인프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기업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5년 간 상승률은 170%다. 특히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계획 발표 이후 이 기업의 주가는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②크라운 홀딩스(CROWN HOLDINGS INC)

시가총액 16조5900억원 

크라운 홀딩스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이 기업은 소비재 포장 제품을 설계하고 제조하고 판매한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세 사업 부서로 이뤄져 있다. 전 세계에 걸쳐 공장과 판매 시설을 보유한 크라운홀딩스는 폐기물 제로를 목표로 금속의 사용량 축소, 재사용, 재순환 등 순환경제를 이룩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업의 주가는 최근 5년 간 99% 상승했는데, 특히 최근 1년 상승률이 44%에 달한다. 환경 문제가 부각될수록 이 회사에 대한 시장의 중요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③디어(DEERE)

시가총액 136조2300억원

디어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시가총액 100조 원이 넘는 대형주다. 디어의 사업부는 농업 및 잔디, 건설 및 임업, 그리고 금융 서비스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디어의 핵심 사업은 바로 농업기기다. 디어의 주가는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횡보하던 주가는 최근 1년 새 괄목할 정도로 상승했다. 최근 1년 간 디어의 주가는 무려 94% 올랐다. 안정적인 수익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 성장률은 더욱 의미가 있다. 

④EDP 레노바베이스(EDP RENOVAVEIS SA)

시가총액 28조5900억원

이 기업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를 둔 유럽 회사다. 유로넥스트 리스본(Eronext Lisbon)에 상장되어 있다. 넥스테라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EDP 레노바베이스도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브라질, 그리고 북미 등에서 사업을 크게 펼치고 있다. 이 기업의 주가도 2020년에 들어서면서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최근 5년 및 1년 간 주가 상승률은 각각 212%와 57%다.

⑤코닌킬리즈케(KONINKILIJKE DSM NV)

시가총액 3조6700억원

유럽 상장사인 코닌킬리즈케는 네덜란드 기업이다. 기술력 기반의 이 기업은 국제적으로 다양한 건강과 관련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사업부는 영양, 재료, 혁신센터 등 세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영양 부문은 비타민, 효소, 미네랄, 프로바이오틱스 등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재료 부문은 자동차와 의료, 포장재 등에 쓰이는 섬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센터 부문은 성형과 재건외과, 상처 관리 분야에서 의료기기와 소재 제조 기술을 공급한다. 녹말, 옥수수 섬유, 바이오매스의 전환을 위한 효모와 효소도 개발하고 있다. 사업 전반적으로 친환경적이며 미래 지향적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ETF를 활용하는 방법

유명 투자은행이 내놓는 '신상' ETF를 살펴보는 일은 우리가 잘 모르는 기업을 포착하는 데에 있어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특히 이번 ETF처럼 액티브 ETF에 해당한다면, 비중이 큰 상위 종목은 개별 종목으로서도 투자 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

블랙록의 저탄소 및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보면 신재생 에너지와 농업, 그리고 친환경 소재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도 상대적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 기업이 38.35%, 독일 기업이 8.66%, 그리고 프랑스와 캐나다 기업이 8.25%와 5.0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기업도 하나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는데 삼성SDI다. 비중은 2.54%다. 삼성SDI는 차세대 청정에너지 제공을 위한 염료감응형태양전지, 고체산화물연료전지, 2차전지, 대용량 스토리지 등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