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티맵모빌리티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손잡고 모빌리티 시장 점령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합작 택시호출 앱 우티는 시장 1위를 달리는 카카오T 택시 앱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특히 택시 합승과 사전 확정요금제 등 다양한 신무기를 장착한 우티라 앞으로의 성적이 기대된다.

대규모 프로모션을 내세운 우티는 최근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티의 일간 활성이용자수(DAU)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 달 초에는 카카오T를 추월하는 등 더욱 치열해진 모빌리티 경쟁을 연출했다.

최근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며 택시호출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 때문에 우티 외에도 카카오T의 카카오모빌리티와 타다 등 여러 경쟁자가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관건은 프로모션을 통해 끌어들인 이용자를 타 앱에 빼앗기지 않고 지켜내는 것이다. 우티는 이를 위해 추후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한 동맹

국내 1위 내비게이션 기술을 자랑하는 티맵모빌리티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손잡고 합작회사 UT(우티)를 설립해 통합 택시호출 앱인 UT(우티)를 지난 1일 새롭게 출시했다. 치열해진 국내 모빌리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앞서 우버와 티맵모빌리티는 각각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려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두 회사는 동맹을 선택했다. 우버는 지난해 10월 티맵모빌리티에 약 5000만달러(한화 약 591억원)을 투자했으며 합작회사 '우티'에는 1억달러(약 1182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우버가 합작법인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것을 처음이다. 현재 우티 지분은 우버가 51%, 티맵모빌리티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우티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글로벌 호환성이다. 우티는 우버 앱과 통합 연동된다. 국내나 해외에서 별도 앱 설치 없이 동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호환성 강화를 위해 메시지 번역 기능도 탑재했다. 국내외 승객이 기사와 소통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며 해외 관광이 재활성되면 우티의 글로벌 호환성이 빛을 발할 것"이라며 "다른 앱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라 경쟁력 강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절호의 기회 잡은 우티

최근 독과점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규제 리스크에 발목 잡힌 사이 우티는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특히 야심 차게 내놓은 대규모 프로모션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이용자 수 상승을 견인했다.

15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데이터 집계 일인 지난 12일 기준 우티 DAU는 7만3111명으로 집계됐다. 통합 앱 출시 이후 최대 규모다. 전주 같은 요일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 우티는 일반 택시를 이용할 경우 이달 말까지 20% 할인 혜택을 상시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가맹택시 호출은 21일까지 25% 상시 할인 혜택을 준다. 특히 프로모션 기간 중 앱을 다운로드한 일부 이용자에게는 1만원 할인 쿠폰도 제공해 그야말로 '역대급 프로모션'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우티 앱 다운로드 횟수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우티는 출시 후 이틀 간 다운로드 횟수 3만6642건을 기록했다. 한 이용자는 "원래 카카오택시만 이용했는데 할인 혜택을 준다는 말에 우티도 다운로드했다"며 "지금까지 여러 (택시호출)앱을 사용해왔는데 이 정도로 큰 할인율은 흔치 않아 다운로드하지 않으면 손해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티는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공격적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으나 이것을 언제까지고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티의 다음 과제는 프로모션을 통해 끌어들인 이용자를 유지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선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서비스 출시, 상승 발판 될까

우티는 영향력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특히 택시기사가 잘못된 길을 택해 목적지에 늦게 도착했을 때 추가 요금을 내지 않을 수 있는 사전 확정요금제 출시했다. 또한 택시 합승 서비스인 UT 풀, 탄력요금제, 고급 대형 세단 기반 UT 블랙 리브랜딩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사전 확정요금제는 UT 택시가 새롭게 선보일 요금제로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를 바탕으로 앱 상에서 미리 요금을 고지하고 사전에 이용 요금을 확정하는 서비스다. 승객 입장에서는 택시기사의 실수로 추가 요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어 편의성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단 교통사고나 도로 공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요금이 재산정될 수 있다.

UT 풀은 국내법 준수에 중점을 두고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택시 합승 서비스다. 본래 택시 합승은 법적으로 금지돼있었으나 올해 6월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사업을 위한 기본 요건은 갖춰지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개정에 따라 택시를 이용한 합승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허용될 예정이다.

UT 풀은 우티가 내놓는 대표 상품이기도 하다. 톰 화이트 UT 최고경영자(CEO)는 "택시 합승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택시에 도입하면 승객은 이동 비용을 절감하고 기사들은 새로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며 "향후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들

그러나 우티가 출시를 예고한 서비스가 실제 이용자들에게 어떤 성적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우티가 내놓을 서비스들이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택시 합승 서비스인 우티 풀은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나투스가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받아 시범적으로 선보인 반반택시 서비스와 비슷하다.

이용자 중 합승 서비스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이용자는 "과거 합승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 때문에 합승이 금지됐는데 또다시 이런 서비스가 나온다니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호출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추가 비용을 지불해 매칭 확률을 높여주는 서비스(가칭 우티 플래쉬)는 앞서 카카오T가 선보였다가 폐지한 스마트호출과 유사하다. 문제는 카카오T의 스마트호출이 업계 반발로 인해 사라졌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스마트호출 폐지는 택시업계 요구의 일환이었다. 기존 스마트호출 요금은 금액 자체가 적어 택시업계가 느끼는 효용은 크지 않았다. 대신 택시기사가 챙겨야 할 수익 자체가 카카오에 종속된다는 인상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호출은 택시 간 불평등을 야기하는 도구로 지적받았다. 택시업계가 제기한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의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이 우티에게도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우티 플래쉬가 어떤 형태일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택시업계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리스크는 여전한 가운데 우티는 서비스 등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내세우진 못했다. 그러나 우티가 승부수로 내건 것은 '기술'이다. 즉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한 내비게이션 기술과 우버의 글로벌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화이트 UT CEO는 "앞으로 우티는 택시업계와 고객을 모두 생각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앞서 선보이며 상생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시장 성장에 기여하겠다"며 "또한 혁신적인 기술을 구현해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