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바 톺아보기]
'바이오 진출' 1년차…대규모 투자 속 성과는?
①실질 성과는 미미…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6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 전경(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롯데가 지난해 5월 위탁개발생산(CDMO)을 사업 모델로 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미국 현지 공장 인수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 만큼 일정 수준의 매출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인력 유출 갈등 등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풀어야 할 숙제로 평가되고 있다.


12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올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207억원, 320억원을 기록했다. 비용 지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1분기만에 수백억원대 순이익이 발생했던 건 실질적인 성과가 아닌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 당시 인식된 염가매수차익이 포함된 결과로 분석된다. 


롯데는 지난해 5월 롯데지주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한 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이하 시러큐스 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했고, 올해 초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에 2분기부터는 CDMO 관련 매출 역시 본격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바이오 업계의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최근 미국 공장 인수작업을 마무리 지었고, 앞서 계약을 체결할 당시 BMS가 생산하던 일정 물량을 3년간 생산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계약 당시 공장과 인력을 그대로 인수한 만큼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BMS 제품 생산에 따른 매출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잖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BMS와의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 전까지 대규모 수주 계약을 따와야 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베링거인겔하임 등 경쟁자들이 너무 쟁쟁하기 때문이다. 롯데가 인천 송도에 '메가플랜트(CDMO 공장)' 건설을 결정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 역시 단기간 내 성과를 나타내긴 힘들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내부에서도 송도 공장이 풀가동 되는 시점을 2030년 이후로 전망하고 있다.


앞선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글로벌한 CDMO 기업들과 수주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아직 내세울만한 무기가 많지 않다"며 "경험이 부족하니 가격경쟁을 벌어야 하는데 미국 현지 공장의 높은 인건비 지출 등의 이유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도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강경대응 기조가 인재들이 롯데바이오로직스로의 이직을 결정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의 인력유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영업비밀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직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적은 있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 기업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공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총 6건의 정보·인력 유출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처음 명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 인력 유출 관리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의 근간은 결국 인재다"라며 "인재 유출은 핵심 기술 및 영업 기밀 누설로 이어질 수 있다보니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핵심 인재들의 유출을 막거나 늦출려고 할 것"이라며 "그 기간동안 롯데바이오로직스도 그 인재들을 마음껏 활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로 우리는 10년 뒤를 내다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올해 초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마무리하고 증설작업을 시작했으며 국내 송도 공장도 아직 토지매매계약까진 가지 못했지만 인천시와 MOU를 맺은 만큼 곧 메가 플랜트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공명정대 한 채용이었다"며 "인재가 삼성바이오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사업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롯바 톺아보기 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