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 전경련
삼성·SK·현대차·LG에 재가입 요청 '러브콜'
⑤ 4대 그룹에 공식 서한 발송…한경협 통합 회장 선임 '물밑 작업' 분주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5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6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구보타 마사카즈(왼쪽부터) 경단련 사무총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히가시하라 히타치제작소 회장, 엔도 노부히로 일본전기 특별고문이 박수를 치며 이번 행사를 축하하고 있다. (출처=전경련)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이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먼저 4대 그룹에 가입 요청이라는 패를 던졌고 4대 그룹이 어떤 대답을 할지가 관건이다"(재계 관계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삼성·SK·현대자동차·LG 4대 그룹에 재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정식으로 발송하면서 복귀 여부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전경련 측은 공식 요청을 한만큼 재계의 선택을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인 반면 재계 측은 여론과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는 상황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19일 경영위원회 명의로 4대 그룹에 '한국경제인협회 동참 요청 서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에서 전경련은 "기존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회원사인 4대 그룹은 (전경련과 한경연이 통합한) 한경협 회원사로 그 지위가 승계된다"며 동참을 요청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새로운 경영 환경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환골탈태하기 위한 혁신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처럼 전경련이 4대 그룹에 정식적으로 가입 요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가입 절차에 대한 우려는 불식했다는 평가다. 기존에 전경련이 한경연과 통합하면서 우회적으로 4대 그룹을 편입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에 전경련도 정식으로 공문을 발송하면서 향후 일어날 절차 논란을 피하기 위한 움직이라는 분석이다.


또 27일 삼성전자 등 다음 주부터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번 주 공문을 보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반기 실적 발표와 맞물려 이뤄지는 주요 기업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상정 검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대 그룹 입장에서도 전경련 복귀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간 각 회원사의 이사회와 컴플라이언스 조직의 검토를 거치는 것이 낫다.


이번 전경련 요청에 따라 4대 그룹의 기존 한경연 회원사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LG, LG전자는 각 회사 별로 공식 검토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삼성증권·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 5개 관계사도 이날 각 사별로 전경련 가입과 관련한 논의를 위해 첫 모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15개 관계사는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했으나 이들 5개사만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었다.


다만 전경련 가입과 관련해서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의견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찬희 삼성 준법위원장은 전경련 가입설에 "좀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전경련이 과거 정경유착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지 않았나"라며 "우리 헌법 119조1항은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도록 돼 있는데, (전경련이) 그런 존중 의사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전경련 스스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도했다. 그러면서도 이 위원장은 "삼성의 공식 요청이 오면 (준감위에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전경련 측은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의 임기 내에 4대 그룹 재가입을 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재가입이 실패하더라도 신임 회장이 새롭게 결정되면 신임 회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4대 그룹 가입에 힘을 싣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한경협 회장으로 류진 풍산 회장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 전경련 측에서도 류 회장만 두고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군 자체를 폭넓게 두고 최적의 인물을 꾸준히 찾고 있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전경련 안팎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좀 더 무게감 있는 인물을 회장 자리로 모시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재계는 아직 재가입 여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 않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가입이 가능한 확실한 혁신안이나 정부 측의 메시지 등이 있지 않으면 쉽사리 먼저 나서기도 국민 여론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어 부담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이 본인들이 먼저 가입하겠다고 나서는 것보다 여론과 분위기에 밀려 자연스레 가입하는 모양새를 갖추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임 회장이 4대 그룹 중 한 명에서 나오면 4대 그룹 복귀가 좀 더 수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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