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라앉는 배' 명품플랫폼
가품 논란 명품플랫폼, 정품 판매 그 이상의 서비스 제공해야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15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주요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다. 명품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명품 수요층을 공략해 특수를 누렸다가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며 해외 매장, 면세점 등 명품 구입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게다가 가품 논란으로 꺾인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탓이 크다. 


명품 플랫폼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날개를 달았다. 하늘 길이 닫히면서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한 소비자들의 보복소비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영향이었다. 이에 명품 플랫폼들은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워 대규모 광고마케팅을 감행하는 등 엄청난 출혈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급성장은 가품 논란을 일으켰다. 서로 몸집 부풀리기에 사활을 건 나머지 명품플랫폼은 입점한 업체가 사업자 등록을 한 정상적인 회사인지, 가품 판매 등 범죄 이력이 있진 않은지 등 사전 조사에 소홀했다. 제품의 정품 판결 검수 과정도 미흡해 가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명품을 사기 위해 방문한 소비자들이 가품을 사면서 갑자기 '가품 사기 피해자'가 됐다. 


소위 짝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충성 고객은 물론이고 잠재 고객의 발길도 뚝 끊었다.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가 무너진 탓이다.


결국 명품플랫폼들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다. 우선 유통 업체의 플랫폼 내 진입장벽부터 높였다. 입점 기준을 까다롭게 제시해 수상한 기업의 유입을 일절 차단시켰다. 또 해외지사와 물류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해 가품 유통 가능성 줄였고, 판매한 상품이 만약 가품인 것이 판명됐을 경우 구매 금액의 두 배를 보상하는 방안 등을 마련했다. 아울러 판매 물건 건마다 코드번호를 추적해 정품 인증하기도 하고, '미스터리' 쇼핑 등 입점 업체 물건을 무작위로 구입해서 재검수에 나서기도 했다.


명품 플랫폼들의 기본적 행위는 소비자의 발걸음을 돌릴 수 없었다. 가품 판매 이력이 있는 플랫폼임을 감수하고도 소비자가 구매에 나서게 만들 만한 특별한 히든 카드가 필요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상품들의 재고가 든든하게 마련돼 있다거나 오프라인 상에서 명품 구입 후 제공받은 서비스를 상쇄할 만큼의 가격경쟁력을 갖춰야한다. 또 소비자가 원하는 시기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고 이를 어길 시 합당한 대응 방안도 마련해야한다.


최근 SSG닷컴, 롯데온 등 오프라인 유통강자들이 만든 이커머스에서도 명품 카테고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100% 정품을 판매하는 건 당연지사고, 오프라인 명품 매장 그 이상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한 명품플랫폼이란 배는 수장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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