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경사' 라구나인베스트, 중형 VC 도약 채비
모태펀드 2차 정시 스케일업·세컨더리 GP 선정...AUM 2500억 돌파 전망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 '라구나인베스트먼트'가 설립 5년 만에 중형 벤처캐피탈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모태펀드 출자사업 스케일업 및 세컨더리 부문 위탁운용사(GP)로 동시에 선정되면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팔로우온(후속) 및 중·후기 단계 기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두 펀드가 결성되면 운용자산(AUM)은 25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라구나인베스트는 현재 500억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7일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 중진계정 스케일업 중소형 부문 GP로 선정됐다. 한국벤처투자가 제시한 펀드 최소 결성액은 400억원이지만, 라구나인베스트는 100억원 많은 금액을 적어내며 4:1의 경쟁률을 뚫고 운용 자격을 따냈다.


스케일업 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 등이다. 약정총액(AUM) 60% 이상을 해당 부문에 집행하도록 설계됐다. 기업당 평균 투자금액은 30억원을 넘어야 한다. 중견기업의 기준은 업종마다 다르게 적용된다. 라구나인베스트가 주력으로 투자해 온 정보통신(IT) 분야의 경우 연 매출 800억원 이상이다. 


라구나인베스트가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8년 2월 설립한 이후 초기기업 투자에 주력해 왔다. AUM이 1549억원에 불과하지만 피투자 포트폴리오가 100여개에 달하는 이유다. 건당 최대 신주 투자금액은 20억원 수준이다. 후속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할 만큼 큰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기 어려웠다. 


스케일업 펀드는 박영호 대표가 직접 대표 매니저를 맡는다. 박 대표는 한국투자파트너스 재직 시절 '카카오'를 초기에 발굴해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스타 심사역이다. 초기 단계 정보통신(IT)·컨텐츠 기업 딜 소싱에 특히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기존 포트폴리오 중 성장성 높은 곳을 선별해 팔로우온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무용 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하는 IT기업 '채널코퍼레이션'은 박 대표가 주도한 팔로우온 투자의 좋은 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재직하던 지난 2015년 10억원을 시리즈A단계에 투자했다. 이후 독립해 라구나인베스트를 설립한 뒤 2019년과 2020년 두 번에 걸쳐 각 10억원씩 후속 투자했다. 이 기간 채널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180억원(2015년)에서 3600억원(2022년)으로 20배 가량 불어났다. 


라구나인베스트는 5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도 조성하고 있다.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 세컨더리 중소형 부문에서도 GP로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기 때문이다. 첫 블라인드 세컨더리 펀드다. 라구나인베스트는 그간 양질의 구주나 후기 단계 기업을 발굴할 때마다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딜을 완료했다. 현재 운용 중인 펀드 17개 중 10개가 프리IPO 단계에 투자한 프로젝트 펀드다.


세컨더리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는 구경모 전무가 맡는다. 구 전무는 박영호·박형준 대표 등과 함께 라구나인베스트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삼일회계법인에서 상장사 감사 업무를 경험했다. 교보증권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에서 기업공개(IPO) 업무를 맡았고, LX인베스트먼트 VC본부로 자리를 옮겨 건당 75억원에 육박하는 딜도 다뤘다. 현재 라구나인베스트에서 8개 프리IPO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라구나인베스트 파트너급 심사역들은 국내 유명 벤처캐피탈 등에서 중후기 단계 기업에 팔로우온 투자를 단행, 우수한 회수 성과를 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스케일업 및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투자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중형급 운용사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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