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신계약 CSM 목표 달성…실적 '역대급'
작년 신계약 CSM 3.6조, 기말 CSM 12.2조…순이익 19% 증가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6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삼성생명)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삼성생명이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두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는 종신보험 판매에, 하반기는 건강보험 판매에 주력하며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이익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덕분이다. 올해는 CSM 증대에 유리한 건강보험 판매에 더욱 힘을 실으며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2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지난해 지배주주 연결 순이익은 1조8953억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19.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도입된 IFRS17으로 산출된 실적이며 2016년 이후 7년만 최대 규모다. 회계제도 변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다른 대형 생명보험사의 실적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견실한 성적을 냈다는 평가다.


실적 증대의 배경으로 CSM의 안정적 창출이 꼽힌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해 3조6000억원에 이르는 신계약 CSM을 확보하면서 연간 신계약 CSM 목표(3조~3조5000억원)를 초과 달성했다. 투자사업 부문 성과도 나쁘지 않다. 4분기 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손익이 개선되면서 연간 기준으로 1조원 넘는 투자이익을 거뒀다.


CSM은 지난해 보험사 회계기준이 IFRS17로 바뀌면서 새로 도입된 계정과목으로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이전 IFRS4에서는 수입보험료가 주요 수익원이었지만 IFRS17에서는 CSM이 이익의 핵심 요인이다.


기존에는 보험계약이 체결되면 만기까지의 수익을 한꺼번에 인식했지만 IFRS17에서는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실제 보험서비스의 제공 여부를 기준으로 수익을 인식한다. 구체적으로 보험사는 계약시점에서 미래의 이익이 예상되는 부분, 즉 CSM을 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기존 보험계약에서 발생한 CSM이 계약기간의 경과에 따라 감소할 수밖에 없는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는 신계약 CSM을 꾸준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지만 CSM 총액도 증가하고 이익 규모도 키울 수 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CSM은 12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초 10조7000억원과 비교해 1조5000억원 증가했다. 기말 CSM 총액은 1월 초 CSM 총액을 기준으로 1년 동안 발생한 신계약 CSM(3조6000억원)과 이자부리(4000억원)을 더해주고 해당 기간에 제공한 보험서비스의 CSM 상각액(1조3000억원)과 CSM 조정액(1조2000억원)은 빼서 구한다.


삼성생명 신계약 CSM 관련 지표. (출처=삼성생명 IR 자료)

삼성생명의 신계약 관련 성과는 보험영업의 지표인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보험사가 수취한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지난해 3조104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16% 증가했다. 사망보장 상품 APE가 1조7946억원, 건강보장 상품 APE가 6151억원, 연금 및 저축 상품 APE가 6938억원 등이다.


APE 비중을 보면 수익성이 낮은 연금 및 저축 상품 APE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줄었다. 반면 종신보험 등 사망보장 상품 APE 비중은 늘었고 건강보장 상품 APE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생명은 실적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해마다 3조원 이상의 신계약 CSM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신계약 CSM 증대에 유리한 건강보험 판매 확대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같은 보장성보험이라 하더라도 건강보험의 APE 대비 CSM 배수가 사망보험보다 더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신계약 CSM은 신계약을 통해 들어온 보험료에다 CSM 환산배수를 곱해서 구한다. 


보험 상품마다 손해율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보험료가 들어왔다고 해도 유입됐더라도 마진은 차이가 난다. 손해율, 해지율 등이 낮은 보험상품의 마진이 높을 수밖에 없고 CSM 환산배수도 높게 책정된다. 간단히 말해 보험료가 같더라도 CSM 배수가 높으면 판매이익도 더 높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강보험 판매에 집중한 결과 신계약 CSM 배수가 2분기 12.4배에서 4분기 15.4배로 개선됐다. 삼성생명이 집계한 종신보험의 CSM 배수는 12.7배이고 건강보험의 CSM 배수는 25.7배다.


금융당국의 제재로 올해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판매 열풍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신계약 CSM 증대에는 사실상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증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민 삼성생명 CPC 상무는 2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작년에는 사실 건강보험과 종신보험의 (신계약 CSM) 비중이 4대 6 정도로 건강보험의 비중이 작았다"며 "최근에 단기납 종신보험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그 부분에서는 디마케팅을 하고 있고 올해는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비중을 6대 4 이렇게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장기적으로 신계약 CSM에서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혁신적 상품을 꾸준히 내놓기로 했다. 지난해에만 건강보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당백 보험', '경증간편 다모은 보험', ' 다(多)드림 건강보험' 등 상품을 선보였다. 올해 1월에는 보험가입자의 사망뿐 아니라 암과 간병까지 보장하는 '삼성 생애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31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킥스(K-ICS)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20~225%로 추정된다.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훌쩍 웃도는 수치로 삼성생명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고 자평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