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알레르망 회장, 숙원 강남빌딩 품었다
3300억에 T412빌딩 인수…보유현금 480억, 외부 조달·오너 사재 출연 거론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7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412빌딩 전경(제공=한화자산운용)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알레르망(법인명 이덕아이앤씨)이 3300억원 가량의 건물을 품에 안게 됐다. 김종운 회장이 강남 일대에 빌딩을 갖고 싶다는 숙원을 이뤄낸 것이다. 다만 알레르망이 인수자금을 모두 충당하기엔 무리가 있는 터라, 금융기관 등에서 차입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김 회장 내외가 사재를 출연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레르망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T412(옛 삼성생명 대치2빌딩)를 품에 안았다. 해당 건물은 옛 삼성생명이 보유하던 것으로, 2018년 한화자산운용이 1905억원에 사들였던 매물이다.


알레르망은 3.3㎡(평)당 4150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 계산하면 매입가는 약 3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평당 3800만원을 제안한 빗썸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당초 시장에선 빗썸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예상과 달리 알레르망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제안하면서 판이 뒤집혔다"며 "빗썸은 평당 4000만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인수 경쟁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전 과정에서는 특히 김종운 알레르망 회장이 강남에 사옥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평당 4000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을 써냈다는 후문이다. 특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MOU를 체결하자마자 이행보증금 100억원을 선지급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이행보증금은 10억~20억원 수준에 그친다. 알레르망은 앞서 센터포인트 강남 인수전에도 참여할 정도로 테헤란로 인근 건물 매입에 열을 올렸다. 


특히 이 건물은 자산 거래(Asset Deal)와 지분거래(Share Deal)가 모두 가능한 구조였던 터라 인기를 끌었다. 다만 김 회장의 의지를 고려하면 자산 거래에 무게가 실린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자산 거래란 가장 일반적인 매매계약으로, 부동산 등기를 매수인에게 넘기고 매도인은 돈을 받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알레르망은 취득세(4.6%), 매매중계수수료(0.9%) 등 세금 약 182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알레르망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2022년말 기준 부채비율은 58.7%, 차입금 의존도는 26.4%로 매우 우량한 수준이다. 다만 현금성자산이 480억원(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매매증권+만기보유증권)이며 유형자산도 304억원에 그친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에비타(EBIDTA) 마진율은 ▲2018년 25.6% ▲2019년 24.3% ▲2020년 21.8% ▲2021년 15.7% ▲2022년 15%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영업활동에서 창출하는 현금을 의미하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131억원이다. 이에 인수자금을 모두 충당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기관 차입과 근저당권을 설정해 대출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대 사업의 경우 리츠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자본금을 최소로 잡아 리츠를 설립한 후에 외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매입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리츠의 배당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김종운 회장이 사재를 출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알레르망은 2000년 김 회장이 창업한 회사로 그는 지분 60%를 보유 중이다. 이 회사가 첫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수령한 배당금은 225억원에 달한다. 김 회장 외 지분 40%는 아내인 인현숙 씨 등 특수관계자 3인이 보유 중이며 같은 기간 배당금을 150억원 챙겼다.


여기에 김 회장이 회사 설립 이래 등기이사를 줄곧 유지해 왔으며 인현숙 씨는 10년간(2000년~2009년) 이 회사의 감사직을 수행한 후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 기간 상당한 급여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T412는 2호선 선릉역에서 2분 거리인 강남구 테헤란로 412(대치동 890) 소재 빌딩으로 2000년 8월 30일에 준공했다. 대지면적 1672.40㎡(505.9평), 연면적 2만6388.79㎡(7962.6평)로 지하 6층~지상 19층 규모다. 현재 ▲삼성생명(임대율 34.3%) ▲넥슨(18.3%) ▲빗썸(6.1%) ▲한국산업인력공단(6.1%) 등이 입주해 있다. 임대율은 86.8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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