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 본사 '시그마타워' 2년만에 매물로…왜
21년 저금리 조달했지만 시장상황 급변…30곳 구분소유자들 이견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6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HL그룹이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인 잠실 시그마타워를 인수 2년 만에 매물로 내놔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수 당시와 달리 금융조건이 상당 수준 악화되자 자금 부담을 느끼고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그마타워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최근 시그마타워 마케팅 작업을 하며 내달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시그마타워는 당초 한라그룹이 준공해 소유했지만 여러 차례 손바뀜이 있었다. 한라그룹→싱가포르투자청→국민연금을 거쳐 지난 2021년 HL그룹과 투게더자산운용이 설립한 리츠(투게더한라시그마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다시 HL그룹이 품에 안았다.


지난해 시그마타워 운용사가 투게더자산운용에서 HL자산운용으로 바뀌었지만 HL측 지분율(보통주 9.84%) 변동은 없었다. 인수 리츠에 자금을 태우면서 일부 지분을 지속 보유한 셈이다.


현재 시그마타워는 HL자산운용이 운용하는 HL제1호리츠(에이치엘제일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해당 리츠의 최대주주는 지분 29.53%(제1종 종류주)를 보유한 대신증권이며, HL홀딩스는 보통주로 지분 9.84%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2021년에 품에 안은 시그마타워를 2년 만에 다시 내놓게 된 배경에는 급격한 금리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2021년 당시 에쿼티를 제외하고 담보대출로 900억원 이상을 조달했는데, 선순위 금리가 연 2.7% 수준에 불과했다. 펜데믹 시절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선순위 금리가 연 8% 안팎임을 고려하면 자금 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만기가 내년 초로 다가왔는데, 그때 만한 대출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자 이 참에 엑시트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L제1호리츠 자산인 시그마타워는 8월 기준 공실률이 0%다. 주요 임차인도 HL그룹사들을 비롯해 삼성생명,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기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공공기관, 쿠팡 계열사 등이 입주해 있다.


2023년 기준 임대차 계약조건으로 집계하면 올해 임대수익은 107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가중평균 임대만료기간(WALE)은 2.14년이다. 


시그마타워는 구분등기 건물로, 구분소유자만 30곳에 달한다. HL제1호리츠를 비롯해 한라개발, 국민건강보험공단, 개인 등 다수가 구분소유자로 등재돼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사이에선 이번 오피스(1층~12층, 일부층 제외) 매각을 놓고 다소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도 파악된다.


매각을 주도하는 HL제1호리츠는 주요시설 개선공사 등 자산가치를 올리는 밸류업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나머지 구분소유자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딜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구분소유자들과 이견이 있는 건 맞지만 관리단 의사결정구조에서 HL제1호리츠 측이 정족 의결권을 갖고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잠실 시그마타워 위치도. 사진=네이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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