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긴급진단
한신평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매각 가능성도"
삼성 단기 실적 부담↑...삼성전자 그룹 전반 영업실적을 좌우 "반도체 회복이 관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1일 09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현황. (출처=한신평)


올해 전기전자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와 이로 인한 IT수요 위축, 반도체 재고 폭증 등으로 인해 커다란 위기를 겪었다. 전자업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4년 만에 최악 실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역대급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1위 DNA라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의 D램은 적자에 허덕였고, TV·가전 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휴대폰 시장 역시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현재 전기전자 업계가 처한 현실과 향후 개선돼야할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해외신용평가사, 국내 증권사, 시장조사업체 등 15여개의 업체들을 통해 긴급 진단을 진행해 본다. /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삼성에 대해 단기적인 실적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전자부문의 확고한 사업 경쟁력과 신사업 부문의 이익창출력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 영업실적 회복 기조가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주력 사업인 반도체(DS) 부문이 메모리 전반의 수요 회복이 더뎌 당분간 실적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결국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주력 계열사 삼성전자가 그룹 전반의 영업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삼성그룹이 사업 구조조정 및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배구조를 재편했으나,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추가적 변동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30일 보고서를 내고 삼성그룹에 대해 "업황변동으로 당분간 전자부문의 영업현금 창출규모 축소가 전망된다"며 "주력 사업의 경쟁력 유지 및 강화, 신규 사업 추진 등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전자부문을 중심으로 계획된 대규모 설비투자비용(CAPEX)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를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지가 향후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에 중대한 결정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배구조 재편에 따른 각 계열사별 재무적 변화 가능성은 중대한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금융사에 대한 규제 강화로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최상위 지배회사 삼성물산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이 약 5%에 그치는 점, 삼성생명 및 삼성전자의 경영권과 관련한 그룹 지배구조가 가변적인 점은 지배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 지배력 유지를 목적으로 큰 폭의 지배구조 재편과 계열사 간 지분 이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삼성물산을 비롯한 비금융 계열사들의 자금소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을 간접적으로 확보(지분율 8.7%, 특별계정 보유분 포함)한 가운데 보험업법 개정안 등 규제환경 변화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신평은 투자지출 부담에도 대규모 보유 유동성과 제한적인 기존 재무부담 등을 감안하면 그룹 재무구조는 매우 우수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금융부문의 확고한 사업경쟁력을 기반으로 최상위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비금융 합산 EBITDA의 90% 내외를 창출하는 삼성전자와 보험, 증권 등 금융부문에서 확고한 사업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신평은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가전 사업에서 글로벌 수위의 시장지위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이익창출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삼성은 전자를 중심으로 2022년 비금융 합산 약 95조원의 EBITDA를 창출했으며 지난해 말 순차입금이 106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반도체산업의 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중기적 관점으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내 과점구조, 삼성전자의 우월한 사업경쟁력, 바이오 등 신사업의 실적 호조 등 견조한 실적 기조를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도 고객사 재고 조정이 상당 수준 진행된 점, HBM·DDR5 등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AI향 수요가 확대되는 점, 주요 업체들의 적극적인 감산정책 효과 등으로 점진적인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최근 물가 상승 등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 고객사 재고 증가, 단가 하락 등으로 영업실적이 저하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기간 내 큰 폭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신평은 반도체를 비롯해 그룹 실적을 좌우하는 전자부문 내 주요 사업의 전개 양상과 바이오를 포함한 신사업부문의 실적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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