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절실한 금호고속 IPO
그룹 차입금 4조원…재무부담 안정화 필요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아시아나)이 이번에는 금호고속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 놓인 금호아시아나가 금호고속의 상장으로 여유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호아시아나는 각종 방법을 동원해 자금을 조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에어부산, 아시아나IDT를 상장시킨데 이어 지난 14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총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말 아시아나항공의 채무 상환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이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돈의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박삼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최근에는 그룹 내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 -> 금호산업 ->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금호고속은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을 적절히 섞는 구조로 IPO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채무 상환 등에 사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추가적으로 박 회장의 주식 가치를 높여 담보 비율을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금호고속은 박삼구 회장이 주식 31.1%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21%,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가 1.7%를 보유하고 있다. 친족 및 계열회사 등을 포함해 박삼구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금호고속 주식 67.6%를 갖고 있다. 구주 매출에 따른 총수 일가의 자금 확보도 예상된다.


이토록 금호아시아나가 자금 조달이 절실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총차입금이 약 4조원에 달할 만큼 높은 재무 부담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의 2018년 9월 연결 총차입금은 각각 3조4321억원, 1848억원이다. 2017년 별도 기준 금호고속의 총차입금은 3979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다 합하면 약 4조원인데, 같은 기간 세 회사의 현금성자산을 합하면 3878억원에 불과하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에 비해 차입금이 매우 높은 구조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빚도 무시할 수 없다. 그룹 내 차입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기업어음(CP) 1169억원, 전자단기사채 942억원, 회사채 600억원으로 총 2711억원의 채무의 만기가 도래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연결 기준 462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절반을 빚 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무리한 금융 구조로 그룹을 지배하다보니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금호고속 IPO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면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가 높아지면서 담보 비율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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