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中 사드 해빙에 '부활' 기지개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한국 찾는 요우커 증가로 실적 개선 기대, 중소도시 ‘설화수’ 매장 확대 검토 중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해빙 조짐을 보이면서 아모레퍼시픽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 측은 중국 관광객(요우커)과 대(對)중국 수출이 증가 추세고 현지 경쟁력 강화방안도 검토 중인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중국에 출점해 있는 ‘5대 글로벌 챔피언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 매장은 총 1814곳으로 작년 12월말에 비해 14곳 줄었다. 매장 감소는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신장하면서 소비성향 고급화로 중저가 브랜드인 ‘마몽드’ 매장을 대거 정리한 게 영향을 미쳤다.


회사관계자는 “중국 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통채널 재정비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며 “명품이미지가 강한 ‘설화수’ 매장은 17곳 늘리는 대신 중저가브랜드인 ‘마몽드’ 매장은 56곳이나 줄이다보니 전체 매장수가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국 중소도시에 ‘설화수’ 매장 출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중소도시에 ‘설화수’ 매장 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7월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해빙 무드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7월말까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에 수출한 기초화장품 및 메이크업 제품의 수출액은 11억 8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9% 증가했다. 또 수출중량 역시 4만 3998톤으로 64.9%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요우커와 따이공(보따리상)에 대한 매출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금지령과 따이공에 대한 검문·검색 강화로 국내 매출이 급감했던 게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주요인이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한국 매출은 지난해 연결기준 3조 1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줄어든 반면, 해외 매출은 1조 9243억원으로 6.9%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5%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의 제재와 별개로 인민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확인된 만큼 매장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리스크 줄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리스크 줄이기 차원보다는 견고한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 및 채널다각화를 위해 매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시장 환경이 작년이나 올 상반기에 비해 좋아진 만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연결기준 5조5812억원의 매출과 65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컨센서스가 부합할 경우 2017년 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10.2% 증가한다. 또 26만원 안팎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주가 역시 36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현지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최근 들어 한국 여행을 오는 요우커도 다시 늘고 있다 보니 개선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체 관광객 재개 영향으로 ‘설화수’ 뿐만 아니라 ‘이니스프리’와 ‘라네즈’ 등 면세점 입점 동사 브랜드의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드라마틱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아모레퍼시픽이 당분간 (국내 화장품 업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장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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