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 증권업계, 기업가치 '반토막'
업종지수 2014년 2월 이후 최저…IB 중점 증권사 ‘휘청’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8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시장 가치가 반토막 났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양호한 성적을 바탕으로 올들어 상승세를 기대했다. 하지만 전세계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를 고스란히 받으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1205.11(26일 종가기준)을 기록했다.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 3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오랜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업종지수는 올들어 부진을 이어왔다. 1월 말에는 1596.21로 떨어졌던 증권업종지수는 지난달 말은 1467.80까지 하향한 후 지난 23일 941.36에 머무르며 지난해 말(1739.59)대비 45.89%나 급락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실물경기 악화에 라임펀드 등으로 인한 시장 신뢰 하락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의 동반 폭락으로 확대된 시장 변동성이 증권업종지수의 부담을 키웠다. 


증권업계의 부진은 기업금융(IB) 부문에 주력해온 초대형IB등 중대형 증권사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증권사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지수가 폭락하면서 유동성 악화 우려도 나온다. 


개별 증권사들 중 연초 대비 주가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증권업종지수가 가장 낮았던 지난 23일 종가 기준 한국금융지주는 3만2000원으로 올해 초(7만900원) 대비 54.87%나 급락했다. 미래에셋대우도 같은 기간 7450원에서 3593원으로 51.74% 하락하면서 뒤를 이었다.


초대형 IB증권사인 NH투자증권(-49.52%), 삼성증권(-45.05%)도 증시 하락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업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던 메리츠종금증권(-41.26%)과 전통적 강호 대신증권(-44.02%)도 40%를 웃도는 하락폭을 기록중이다. 국내 브로커리지 부문을 주도하는 키움증권 역시 연초대비 주가각 33.42%나 낮아졌다. 


기업가치가 급감한 이들 증권사 대부분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만큼 이례적인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8653억원)과 당기순이익(7099억원)이 각각 전년대비 34.3%, 42.2% 증가했다. 다양한 대내외 악재에도 수익구조 다변화와 사업부문간 시너지 증진 노력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중 최고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자기자본도 1년만에 1조원이상을 늘리며 5조원(5조4585억원)을 넘어섰다.


미라에셋대우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법인 선전과 투자은행(IB) 수익 확대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272억원,663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각각 40%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자기자본도 1년간 8352억원을 증가하며 9조1931억원으로 늘렸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사상 최대 실적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6332억원, 당기순이익 476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도 영업이익 5226억원, 당기순이익 3918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55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자기자본규모를 37843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들 증권사는 대부분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WM) 부문의 강자로 꼽혀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수익중 IB부문 비중은 18.2%로 트레이딩(50.4%)과 함께 전체 수익을 이끌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도 IB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결국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진 글로벌 현물시장의 부진이 투자시장을 위축시켰고 투자시장 성과를 인정받았던 초대형 IB들의 성장 가치가 둔화되며 증권사는 물론 증권업종 전반의 지수 낙폭이 커진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증권사 대부분은 IB 부문에 힘을 많이 쏟아온 대형사들로 시장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 휩싸인 것"이라며 "각종 지표가 부정적이지만 주요 사업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만큼 기업 펀더멘탈의 부실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업종지수의 낙폭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 탓에 우려는 여전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시장을 반영하는 만큼 코로나19 리스크가 일단락되기 전까지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증권업계의 실적 악화와 기업가치 하락 1분기를 넘어 2, 3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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