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운용 새 수장 전규백, 체질개선 이뤄낼까
'2+1' 한계 딛고 단기금융 탈피해 종합운용사 도약 과제 이뤄낼지 관건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1일 17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IBK기업은행의 자회사로서 국내 10위권에 해당하는 IBK자산운용의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IBK자산운용의 인사 관행대로 2년 임기를 마친 강남희 전 대표의 바통을 전규백 신임 대표(사진)가 이어받았다. 여신심사 전문가로서 기업은행의 내실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전 대표가 미진한 대체투자 부문의 성장을 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자산운용은 이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에 전규백 전 IBK기업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 이로써 지난 2020년 2월부터 2년간 IBK자산운용을 이끌어 온 강남희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한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한 전 대표는 지난 1990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이후 15년간 여신심사 업무를 이끌어온 전문가로 통한다. 실제 여신심사부장과 여신심사본부장을 거쳐 CIB(기업투자금융)그룹 부행장,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번 전 대표 취임을 계기로 IBK운용은 투자자들에게 한층 강화된 투자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자산운용사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단기금융에 주력하는 하우스'라는 꼬리표를 떼고 지난 2017년부터 새 먹거리로 점찍은 대체투자 부문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20조원에 달하는 IBK운용의 운용자산(AUM) 가운데 절반 이상이 MMF(머니마켓펀드)와 같은 단기금융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9조4424억원을 기록한 운용자산 중 54.9%(10조6661억원)가 단기금융에서 창출됐다. 단기금융상품에서 집계되는 자산 역시 운용사의 성과라는 건 분명한 지점이다. 하지만 운용보수가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자산이나 대체투자에 비해 적은 편이라 운용사는 단기금융 비중을 낮게 가져가려 하는 게 일반적이다.


체급이 비슷한 경쟁사 대비 IBK운용의 실적이 미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IBK운용은 지난해 233억원의 영업수익과 더불어 89억원의 영업이익과 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이기는 하나 운용자산이 2조원 가량 적은 KTB자산운용(17조127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단기금융 비중이 10.8% 불과한 KTB운용의 경우 지난해 영업수익이 438억원에 달하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3억과 8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조 대표가 IBK운용의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일궈내기는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길어야 CEO의 임기가 3년에 불과한 현행 인사 체제 아래에서는 긴 호흡을 갖고 추진돼야 할 체질개선을 성사시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IBK운용에는 모기업인 기업은행에서 부행장이나 본부장급 인사가 내려와 2년 임기로 활동한 뒤 성과에 따라 1년을 연장 받는 '2+1제도'가 정착돼 있다.


올해로 6년차에 접어든 대체투자부문의 성과가 미진한 것도 잦은 CEO 교체로 일관된 경영 전략이 유지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IBK운용의 지난해 부동산·특별·혼합자산 등 대체투자와 연관된 운용자산은 9935억원 수준이다. 반면 이보다 1년 이른 2016년 대체투자에 뛰어든 KTB운용의 대체투자 자산은 4조9263억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펀드와 인프라펀드팀으로 이원화 있는 대체투자 본부의 인력이 수시로 바뀐 탓에 조직력이 그리 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오랜 기간 기업은행에 몸담으며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보은적 성격이 강한 자리라는 한계를 이겨내고 조 대표가 IBK운용의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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