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갤럭시' 삼성전자, 지난해 실적 악몽 지웠다
증권가 실적 상향 조정…연간 매출액 313조, 영업익 27조 기대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0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반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최대 5조9000억원까지 전망하는 곳이 있었지만 6조6000억원까지 영업이익이 나올지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가 갑작스런 실적 반등에는 지난달 낸드플래시 가격 급등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에도 낸드 가격 반등 기대감이 여전하고 D램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 등 호재가 많아 실적 개선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5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4.75%, 영업이익은 134.04% 급증한 금액이다. 아울러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1.37%, 영업이익은 931.25%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1분기에 거둔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긴 것도 지난 2022년 4분기(4조3100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매출 70조원 회복도 5분기 만이다.


이번 실적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보다 1조4000억 원가량 높다. 이는 메모리 등 반도체 업황 개선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 개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의 감산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AI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MB) 수요 폭발로 기존 D램의 캐파가 줄어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중화권 스마트폰 수요 상승과 고객사의 제품가 인상 등이 D램 가격 인상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낸드의 재고가 많았고 올해 초만 하더라도 낸드 재고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2분기가 넘어가야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여전히 일반 IT 제품 수요도 돌아오지 않아 범용 제품 가격이 올라오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보수적인 시각이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달 갑작스런 낸드 가격 인상이 일어났다. 낸드플래시 판가가 기존 14% 상승에서 29% 상승으로 크게 오르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이 같은 증가는 중국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품인 기업용 SSD를 급격히 사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아울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서버 확대에 나서면서 예상치 못하게 수요가 급증한 것도 한몫 거들었다. D램도 1분기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했다.


D램과 낸드 가격 인상은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도 4분기 D램 가격 상승으로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이 크게 늘었다. 이에 재고자산의 총장부금액은 59조220억원이나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이 7조3961억원이나 되면서 장부금액이 51조원대로 크게 떨어졌다. 올해 1분기도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이 크게 늘어 컨센서스 대비 1조원이 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실적으로 인해 올해 1분기 DS(반도체) 부문은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1분기 DS부문에서 7000억~1조2000억원대 영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낸드 역시 적자 폭을 줄여 흑자전환이 됐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12단 적층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제공=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의 선방도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한 1969만대를 기록해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했다. 애플은 1741만대로 점유율 18%를 가져가면서 삼성전자에 1위를 내줬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사전 예약 주문 기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에서만 전년 대비 약 28%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전작 대비 약 22% 판매량이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NW)사업부문이 1분기 3조8000억원 전후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부터 12단 고대역폭메모리 HBM3E(D램 칩을 12단으로 쌓은 HBM) 출하를 시작하고 적자를 기록하던 파운드리 사업도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HBM3E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낸드도 연간 기준으로 2조5000억원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3조원에서 37조원대로, 매출액도 310조에서 313조원으로 상향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021년 슈퍼 사이클 때의 50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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