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IPO發 후폭풍…주관사단 역차별 구설수?
한투證, 인수사임에도 주관사급 수수료 '잭팟'…대주주 관계 덕분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16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 흥행을 기록하며 인수사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PO 전략 수립과 모객(세일즈)에서 사실상 역할이 크지 않은 인수사가 상장 주관사급의 수수료 수익을 챙기게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계열사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특혜 지적도 흘러 나온다. 


◆주관사급 수수료 '잭팟'…최소 '39억+a'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9~21일까지 9영업일간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17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수요예측 종료일 하루 앞둔 지난 20일에 이미 경쟁률이 700대 1을 넘어서면서 IPO 흥행을 조기에 결정지었다. 기관들 대부분이 희망밴드(3만3000~3만9000원) 최상단 이상의 가격에서 청약 주문을 넣은 덕에 목표로 했던 최대 18조원대 시가총액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몸값 '고평가' 논란에도 IPO 흥행을 이뤘다는 점에서 상장 주관사단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하지만 업계의 주목은 인수사임에도 상장 주관사단 수준의 공모주 판매 권리(인수 물량)을 받은 한국투자증권에 쏠리고 있다. 통상 IPO 수수료를 인수 물량에 비례해 받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뱅크 IPO 흥행을 이끈 주관사 수준의 수수료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IPO 업무에서 인수사임에도 전체 공모주(6545만주)의 무려 19%를 배정 받았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28%), 크레디트스위스(CS·28%)보다는 적지만 공동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20%)과는 유사한 인수 물량이다. 


주관사 및 인수사에게 제공하는 기본 수수료가 증권사별 배정액(인수 물량 x 공모가)의 0.8%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일단 39억원(공모가 3만9000원 기준)의 수수료 수익을 챙기게 됐다. 


인수 물량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얻어지는 추가 수익(청약 수수료)도 만만치 않다. 예컨대 한국투자증권은 총 1243만5500주(인수물량)에 대한 판매 권리를 부여받은 상태다. 개인들이 최소 10주 단위로 청약을 넣을 수 있는 만큼 청약 수수료는 단순 계산해도 124만3550명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최소 2000원부터 시작되는 청약 수수료 금액을 적용할 때 청약 수수료는 25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힌국투자증권이 인수사임에도 카카오뱅크 IPO로 총 64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통상 중소형 IPO 10건 정도(건당 5~10억원 수수료)를 대표 주관했을 때 증권사가 거둬들이는 수익 수준이다.


◆카뱅 대주주인 계열사 덕 '특혜' 시비…흥행 주역 주관사단 '역차별' 


업계에서는 인수사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이 전체 19%의 공모주를 배정받은 것부터 '파격적'이란 반응이다. 


통상 IPO 인수사의 공모주 배정 규모는 전체 공모물량의 평균 5%수준이다. 상반기 최대어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주관사단에게 전체 공모주의 88%를 몰아주고 인수단에게는 소수만 배정했다. 인수사 SK증권이 전체 8%,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기 2%씩 물량을 할당받았을 뿐이다. 이번 IPO의 다른 인수사인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이 배정받은 공모 물량도 각각 3%, 2%에 불과했다. 


업계는 이례적인 공모주 배정을 두고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들 덕분에 과도한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에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지분율 4.64%)를 비롯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6.97%)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두 곳의 지분율을 합치면 31.61%로, 최대주주인 카카오(31.62%)와 유사하다.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IPO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관사 선정 이전까지 카카오뱅크의 IPO 컨설팅을 담당했다. 인수사로서 공모주 일부를 배정 받아 개인들에게 판매해야 하는 책임도 지고 있다. 하지만 주관사 선정 이후 IPO 전략, 상장 예비심사 청구, 증권신고서 작성 및 제출, 국내외 기관 세일즈 등 모든 역할을 주관사단이 수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컨설팅 대가로는 지나치게 많은 돈을 수취했다는 지적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복수의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사단은 IPO 성사와 관련한 전적인 책임을 지는 데다 흥행 실패 시 평판 저하라는 리스크까지 떠안는다"며 "계열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 덕분에 인수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급으로 공모주를 인수한다는 것은 결국 주관사단이 취하게 될 실익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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