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빅3, 내실 없는 출점경쟁
순익대비 큰 투자액...본사 재무건전성 악화우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08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편의점 가맹본부들이 벌이고 있는 출점경쟁이 본사와 점주 모두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점포수가 늘어난 것에 반해 영업실적은 고꾸라진 데다 출점 드라이브로 가맹본부의 곳간 사정이 악화될 여지 또한 커진 까닭이다.


31일 편의점 3사(GS리테일, BGF리테일, 코리아세븐)가 지난해 집행한 투자액은 총 52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GS리테일과 CU의 경우 각 사가 영업보고서 상에 밝힌 투자액을, 코리아세븐은 현금흐름표 내 유무형자산 및 리스자산 취득액을 기준으로 했다.



투자확대 요인은 이들 회사가 1년 새 점포를 3만7811개에서 4만472개로 2661개나 늘린 영향이 컸다. 여기에 편의점 시설투자에 초기 5년 계약 만기가 도래한 가맹점주들에 지급한 일시지원금 등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투자는 본사의 재무 사정을 악화하는 주범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이들 3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2845억원으로 투자액 대비 54.5%에 그친다. 기업의 투자는 사내유보금이나 차입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들은 순이익을 크게 개선하지 않는 한 차입으로 투자를 벌여야 하고 이는 곧 재무건전성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미 편의점 빅3는 과거부터 이익대비 큰 투자비용 지출로 인해 재무상태가 악화돼 있다. 코리에아세븐의 경우 2019년부터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는 등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 온 상황이다.


GS리테일의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부터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는 GS리테일이 오는 7월 GS홈쇼핑을 합병하려는 것 또한 이러한 재무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홈쇼핑산업은 특별히 설비투자에 나설 일이 없고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GS리테일의 투자부담을 GS홈쇼핑이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8.3%에 불과하나 부채비율은 240.3%에 달한다.


물론 이들이 선투자 개념으로 점포를 확장한 것이라면 향후 수익성은 증대될 가능성이 클 순 있다. 문제는 편의점이 성장산업으로 분류되기엔 너무 성숙한 시장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이들 3사 순이익은 전년대비 7.9% 줄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매장을 늘리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올해라고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흥, 관광지 등 특수상권이 침체돼 있고 가맹본부들이 그나마 장사가 잘 된 주택가 중심으로 출점을 해 놓은 터라 경쟁환경 악화 가능성이 상존한다.


본사의 실적·재무구조 악화는 가맹점주에도 악영향을 끼칠 재료가 될 수 있다. 본사의 곳간이 비어갈수록 가맹점향 투자 및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단 점에서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점포수가 많다 보니 기업들이 과거보다 상권분석을 더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 내실 확대에 집중하곤 있다"면서 "다만 예비 창업주가 여전히 많고 전국적으로 새로 개발되는 곳 또한 적잖은 터라 출점이 지속 중인데 사실 수익성 측면에서 큰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업체나 개별 가맹점포의 실적이 유의미하게 개선될지 여부를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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