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2세’ 신동원 부회장을 비롯한 농심 오너일가가 올해도 고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농심이 실적부진에도 고배당기조를 유지하면서 주주친화정책이란 기조 아래, 오너 배불리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 지주사 농심홀딩스는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000원을 현금배당한다. 총배당금은 93억원이다. 이에 따라 농심홀딩스 최대주주(42.9%)로서 농심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신동원 부회장은 39억원을 챙기게 됐다. 지난해와 동일한 금액이다. 농심홀딩스는 총 지분율 약 63%를 갖고 있는 신동원 부회장외 특수관계자에게 총 배당금의 절반이상을 지급했다.
핵심 계열사인 농심(최대주주 농심홀딩스 32.7%)의 경우 전년과 동일한 1주당 4000원을 배당키로 했다. 총 배당금만 231억원이다. 지분 5.8%를 보유한 신춘호 농심 회장은 14억원,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1.6%)은 4억원을 수령했다.
율촌화학(최대주주 농심홀딩스 31.9%)은 보통주 1주당 500원으로 124억원을 배당한다. 여기서 신 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은 각 17억원씩을 챙긴다. 태경농산과 엔디에스가 지급한 배당금까지 더하면 지난해 오너일가의 배당금 총 수령액은 1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오너일가가 농심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다보니 벌어들이는 배당금도 쏠쏠한 셈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농심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데도 비슷한 배당규모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농심의 배당성향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2017년 25.5%로 시작해 2018년 27.4%, 지난해 32.6%를 기록했다. 꾸준한 증가세다. 배당액은 같지만 당기순이익이 줄어들다보니 배당성향은 높아진 것이다.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78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0.9% 감소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2조3433억원으로 4.8% 증가했다. 규모는 커졌지만 실속을 챙기지 못한 셈이다. 2018년 성적표도 마찬가지다. 농심의 2018년 영업이익은 886억원으로 작년보다 8.4% 감소했다. 매출액은 1.3% 늘어난 2조2364억원을 기록했다.
일단 농심은 주주친화정책에 근거한 배당정책이라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실적이 좋든 나쁘든 동일한 배당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주주가치 제고,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적정수준의 배당률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의 시선은 다르다. 오너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상황에서 주주친화정책은 다소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원 부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농심에 입사한 ‘오너3세’ 신상렬씨도 농심홀딩스에서 1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면서 “지속적인 지분확대와 더불어 상속세 등 배당금 활용도에 대한 이목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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