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감독 소홀한 금융당국, 사모펀드 부실 1차 책임"
김일광 금융소비자원 자문위원 "민·형사상 처벌 등 실질조치 필요"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최근 잇딴 사모펀드 부실 운용 사태의 책임이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 완화 기조와 소홀한 관리 감독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뒤늦게 새로운 규제 도입이 예고되고 있지만 당국의 실질적인 제재와 부실 책임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일광 금융소비자원 자문위원(사진)은 12일 온라인으로 중계된 팍스넷뉴스 증권포럼(주제: 위기의 사모펀드, 해법은?)에서 "최근 문제를 일으킨 사모펀드들은 정상적으로 운용된 펀드가 아닌 '사기'행위를 이어온 펀드임에도 당국의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일광 위원은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불러온 원인을 ▲투자자 보호 대책이 없는 사모펀드 육성정책 ▲자격 미달인 운용사의 시장 진입 ▲핵심성과지표(KPI)를 위한 무리한 불완전 판매 행태 등이라고 꼽았다. 


일단 그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당국의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의 문제를 지적했다.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사모펀드의 도입 확대와 운용사들의 자유로운 투자 활동을 지원하더라도 일정부분 공모펀드에 준하는 수준의 규제는 유지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초창기 사모펀드 역시 공모펀드에 적용된 규제가 적용되어왔지만 2015년 금융사태 이후 시장 활성화란 명분하에 대다수의 규제가 완화됐다"며 "판매나 운용상 규제의 적용이 배제되더라도 어떤 자산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 등의 정보제공 차원에서 투자자에게 전달되는 자산운용보고서 제출 의무를 면제해 준 것이 문제를 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의 관리 소홀도 부실을 키운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2015년 사모펀드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지난해까지 사모운용사 수는 4년 사이 2배로 늘어났지만 당국의 운용사들에 대한 연간 검사 건수는 11건 내외로 변화가 없다"며 "일련의 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촉발된 데는 금융당국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급속한 확대에도 모니터링에 소홀한 관리, 감독 속에 사모펀드 시장내 부실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문사모운용사는 지난 2016년 91개에서 지난해 213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검사 건수는 4년간 매년 10여건에 그치며 검사비율은 오히려 2016년 11%에서 2019년 5.2%로 반토막났다. 


과도한 사모펀드 규제 완화는 능력이 미흡한 자산운용사의 무분별한 참여를 불러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말 등록된 292개 자산운용사중 적자를 기록한 운용사는 101곳으로 87.1%가 사모펀드 운용사로 집계됐다. 부실을 겪는 사모펀드운용사들은 대부분 비시장성 자산의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지만 총수익스왑(TRS)거래를 통해 레버리지를 높였고 복잡한 복층·순환구조를 갖추며 펀드간 위험 전이 가능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지속된 저금리 기조속 수수료 수익만을 고려한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도 투자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향후 추가적인 부실 확대에 대한 우려도 흘러나왔다. 


김일광 위원은 "전체 사모펀드의 순자산 총액이 400조원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서 부실 펀드들은 향후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사모펀드 종합대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관리·감독과 부실 책임자에 대한 엄벌 등이 없이는 실효성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기, 불법 행위에 대한 관련자 엄중 처벌과 징벌적 손해 배상 등 강력한 제재가 없으면 법과 제도는 선언하는 수준에서 그칠 뿐"이라며 "사모펀드 운용 사기는 고의적이고 계획적이기 때문에 당국 차원의 강력한 조치와 민·형사상 처벌이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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