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3세 경영
현금동원력 누가 앞설까
조현범 사장 측, '634억원+α' 우위…지분율도 12%p 높아

[팍스넷뉴스 권준상, 윤신원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권 분쟁은 주도권을 쥔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측이 지분율은 물론 현금동원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단순히 공시상 드러난 지분율만 따져도 조현범 사장 측이 다른 형제가 힘을 합쳐 모은 지분보다 12%포인트 더 많다. 그 동안 배당이나 급여도 더 많이 받았다. 하지만 아직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절차에 따라 힘의 균형이 충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립구도는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힘을 실어준 차남 조현범 사장 대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차녀인 조희원 씨 연합의 틀이다.


앞서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 7월 말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현범 사장이 지난 6월 시간외 대량매매로 조양래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인수해 보유 지분율이 42.9%로 늘자, 부친인 조양래 회장이 자발적 의사로 결정한 게 아니라며 정신건강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조현식 부회장도 지난달 말 성년후견 심판절차에 참여했다. 성년후견제도란 정신적인 제약으로 인해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조희원 씨는 최초 중립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조양래 회장과 조현범 사장 측에 본인명의 계좌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며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조현범 사장의 반대 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분율은 조현범 사장이 42.9%로, 조현식 부회장(19.32%)·조희경 이사장(0.83%)·조희원씨(10.82%) 측보다 약 11.93%포인트(p) 앞선다. 재계 안팎에서는 성년후견심판을 기점으로 대립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법원이 성년후견을 받아 들이면 조양래 회장의 의사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해 조현범 사장에게 양도한 지분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거래 무효로 의결권 행사가 금지 될 수 있다. 이 경우, 조현범 사장 측 지분율은 다시 19.31%로 줄어 조현식 부회장과 조희경 이사장, 조희원씨가 보유한 30.97%를 크게 밑돌게 된다.  


양측이 가지고 있는 현금동원력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예·적금이나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을 담보로 맡겨 확보한 자금으로 다시 의결권있는 주식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사유 재산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그 동안 수령한 배당금이나 급여 내역 등을 살펴보면 조양래 회장 오너일가의 현금동원력을 어느정도 추정할 수 있다. 


우선 조현범 사장은 지주사로 전환한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부터 약 386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부친인 조양래 회장은 해당기간에 약 472억원을 챙겼다. 같은 기간 조현식 부회장은 약 386억원, 조희원 씨는 약 216억원, 조희경 이사장은 약 17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조현범 사장 측(약 858억원)이 조현식 부회장 측(약 619억원)보다 약 239억원 앞선다. 


해당 기간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조양래 회장 약 306억원, 조현범 사장 약77억원, 조현식 부회장 약 24억원, 조희원 씨 약 27억원, 조희경 이사장 약 101억원이다. 역시 조현범 사장 측(약 383억원)이 조현식 부회장(152억원) 측보다 약 231억원 많은 배당금을 수령했다.이를 종합하면 총 7년간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부터 확보한 배당금은 조양래 회장 약 778억원, 조현범 사장 약 463억원, 조현식 부회장 약 410억원, 조희원 씨 약 243억원, 조희경 이사장 약 118억원이다. 조현범 사장 측(약 1241억원)이 확보한 배당금이 조현식 부회장 측(약 771억원)보다 약 470억원 많다.


해당 기간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부터 수령한 급여(상여·성과급 포함)도 조현범 사장 측이 앞선다. 조양래 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부터 약 130억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부터 약 40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약 74억원의 급여을 챙겼다. 같은 기간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부터 약 81억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급여 규모면에서도 조현범 사장 측(약 244억원)이 조현식 부회장(약 81억원) 측을 약 3배 앞선다. 결과적으로 배당과 상여를 포함한 급여를 기준으로 한 현금동원력에서 조현범 사장 측이 조현식 부회장 측을 약 634억원 앞서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받은 배당과 급여 등을 기준으로 한 현금동원력에서는 조현범 사장 측이 앞선 것으로 나타나지만, 다양한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누적배당과 급여로 취득한 현금을 모두 소비해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 ▲성년후견심판 결과 ▲비상장계열사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만기도래 등이다. 


먼저 성년후견심판결과가 향후 분쟁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법원이 조현범 사장이 아닌 조현식 부회장 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조현범 사장은 부친으로부터 받은 지주사 지분 유지는 물론, 현금동원력을 골자로 한 지원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럴 경우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범 사장 측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조현범 사장은 배임수재·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비상장계열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존재한다. 총수일가의 주요 비상장계열사 지분보유현황을 살펴보면 조현범 사장 측은 두원홀딩스·한국프리시전웍스·신양월드레저·아름일렉트로닉스·에프더블유에스투자자문에서, 조현식 부회장 측은 세일환경·에스아이카본·한국네트웍스·신양관광개발·아노텐금산에 대한 지배력이 높다. 이들로부터 양측은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조현범 사장의 주담대 만기연장도 변수다. 현재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이른바 '후계자'로 낙점돼 지분을 인계받은 차남 조현범 사장, 이들과 반대편에서 대립하고 있는 조희경 이사장은 지주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다. 소수지분을 주담대에 활용한 조희경 이사장에 비해 조현범 사장의 대응이 중요하다. 조현범 사장은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약 31.99%를 담보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만기는 올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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