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성과 쌓기' 나선 오너4세 이규호
②'알짜' 수입차 유통·정비 사업 전담…초라한 이력 씻기 행보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3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코오롱그룹 오너 4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성과 쌓기에 나섰다. 그룹의 바통을 이어받기 위해서는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게 관건인데, 이 부사장은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이규호 부사장은 지난해 말 그룹 인사를 통해 코오롱글로벌로 배치되기 전까지 3년간 그룹의 패션사업을 담당했다. 2018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로 승진해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그는 침체된 패션사업을 되살리는 중책을 맡았지만, 3년 남짓의 기간 동안 반전을 이끌지 못했다.

 

2018~2020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실적.(자료=코오롱인더스트리 사업보고서)


오히려 실적은 악화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3년(2018~2020년)간 매출은 1조456억원, 9729억원, 8680억원으로 연평균 약 900억원씩 줄어들었다. 내실도 크게 위축됐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은 400억원에서 135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한 이후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0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패션사업 외 부문에서도 성과는 좋지 못했다.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리베토코리아는 줄곧 영업적자를 내며 최근 3년간 손실 규모가 130억원을 상회했고, 이 부사장이 설립 초기부터 사업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진 벤처투자·자문기업 이노베이스는 수년간 매출이 100만원 남짓일 만큼 제대로 된 운영조차 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코오롱그룹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한 그를 코오롱글로벌로 배치해 '알짜' 사업인 수입차 유통·정비 부문을 전담하는 역할을 맡겼다. 이규호 부사장에게 부담이 적은 수입차 사업을 맡겨 초라한 이력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코오롱그룹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함께 핵심계열사 중 하나다. 사업부문은 건설, 자동차(수입차)판매, 상사, 휴게시설 운영 등이다. 수입차 판매는 건설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코오롱그룹은 수입차 관련 남다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수입차 사업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사업이다. 지난 1987년 소형차 수입을 시작으로 1988년 4월 수입차시장이 전면 개방된 시점부터 코오롱상사를 기반으로 비엠더블유(BMW)의 국내 판매를 도맡았다. 지난 1995년 BMW코리아가 설립돼 직판 체제를 구축하기 전까지 코오롱글로벌이 BMW의 국내 유통을 전담했다. 코오롱글로벌은 22개의 BMW, 미니(MINI), 롤스로이스(Rolls-Royce) 전시장과 19개의 BMW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도 그 위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시장에서 BMW 딜러사 가운데 코오롱글로벌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BMW 내 코오롱글로벌의 시장점유율은 최근 3년 평균 25%를 기록하고 있다. 전망도 밝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환경변화에도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는 줄곧 증가하고 있다. 수입차시장에서 BMW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1%로 전년 대비 3%포인트(p) 증가했다.

 

연결기준 사업부문별 매출 현황.(자료=코오롱글로벌 사업보고서)


수입차 사업의 성과는 최근 더욱 개선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최근 3년(2018~2020년)간 자동차판매 사업부문의 매출은 1조1481억원, 1조1329억원, 1조4436억원으로 오름세다. 연평균 약 1조24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오롱글로벌의 총 매출도 3조3583억원, 3조4841억원, 3조9282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입차 사업이 코오롱글로벌 전체 매출의 약 34.6%를 담당하며, 외형 확대를 주도한 것이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BMW, MINI, Rolls-Royce 외 볼보(Volvo)와 아우디(Audi) 등으로 판매 범위를 넓히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더불어 인증 중고차 사업인 'BPS(BMW Premium Selection)'와 사후관리(A/S) 등에도 나서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오롱그룹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이규호 부사장에게 패션사업 등보다 부담이 적은 수입차 사업을 맡겨 초라한 이력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다만, 뚜렷한 성과는 고사하고 악화한 실적을 개선하지 못한 상황에서 장기간 실적 기여도가 높은 수입차 사업을 이끄는 게 경영권 승계 관련 그에게 플러스(+) 요인으로만 작용할 지는 의문이다.


지분율과 나이 등 환경적 요인들을 고려할 때 이규호 부사장으로의 승계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코오롱그룹도 줄곧 승계 문제와 관련해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그룹 수장의 부재 이후 그룹 경영의 최고 협의기구이자 컨트롤타워인 원앤온리(One&Only)위원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코오롱그룹이 전통적으로 장자승계 원칙을 따랐다는 점 등에서 승계는 시기의 문제일뿐 여전히 가능성이 높게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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