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카카오?"...카카오 규제 '중심'에 서다!
① 모빌리티부터 금융까지…거침없는 시장 확대, 상생 없는 승자 독식에 반발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6일 15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 '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김범수 의장.


[편집자주] 'Don't Be Evil(돈비이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이 창업 초기 모토로 내세운 이 짧은 문장은 구글은 물론 글로벌 IT 기업에게 큰 영향을 줬다.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외침 속에 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온 IT 기업을 전세계가 응원했고 그들의 성장을 함께 기뻐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2021년 '돈비이블'이 유효할까라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노(NO)'라고 답한다.
구글과 애플은 30% 수수료를 중소 개발자들에게 강제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로 대표되는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의 엄청난 영향력과 자본력으로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며 골목상권까지 거침없이 차지했다. 그리고 국가 핵심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와 국회까지 진출한 그들의 인맥은 이제 더 이상 '돈비이블'이라는 모토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이에 팍스넷뉴스는 카카오로 대변되는 국내 빅테크 기업의 현실과 해결해야 할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팍스넷뉴스 노우진 기자] 플랫폼 규제 중심에 선 카카오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주가는 한때 12만원 아래로 붕괴했으며 계속되는 논란에 카카오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카카오의 투항에도 논란은 계속되는 가운데 카카오가 규제 중심에 선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거론되는 규제는 실질적으로는 카카오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2011년부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가능성을 지적받아 자정 노력을 해왔다는 점에서 카카오와 차이가 있다"며 "카카오에 불리한 규제 환경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규제 표적이 된 이유로 기존 금융권을 위협할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동안 금융위원회에서는 금융 혁신 등을 이유로 빅테크 기업에 한해 느슨한 규제를 해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기존 금융지주를 상회하는 가치를 인정받자 금융권의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카카오는 상생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을 선언하며 진화에 나섰다. '100인의 CEO' 경영 철학을 내세우며 독립경영체계를 만들었던 김 의장은 기존의 성장 모델을 포기하고 전면에 나섰다. 과연 카카오가 어떤 방식으로 '사악하지 않은'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 플랫폼 규제냐 카카오 규제냐?


업계에서는 최근 불거진 규제 이슈가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카카오를 정조준한 것이라 말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처음부터 특정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았다"며 "다만 문제가 되는 현상을 논할 때 유독 한 기업(카카오)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것은 사실"이라 말했다. 이어 "이는 이 기업이 그만큼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뜻이며 이 때문에 규제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최근 대두된 규제로 인해 타격을 받는 것은 주로 카카오라는 설명이다. 이창영 연구원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는 최종 결정을 위한 판단도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면서도 "카카오는 네이버에 규제가 집중된 틈을 타 금융이나 택시 등 다양한 사업에 활발히 진출했고 이것이 결국 더욱 큰 리스크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온라인 플랫폼은 순기능도 많지만 독점화가 돼 시장점유율 50% 이상 시장지배력이 생기면 공정거래법이 우려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된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이런 이유로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카카오택시는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전국 택시 기사의 80%가 사용하는 압도적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 독점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역시 과거에는 '초록 공룡'이라 불리며 생태계 혼란을 불러온다는 비판을 받고 또 규제의 대상이 됐다"며 "하지만 최근 네이버는 자세를 낮추고 사회적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사회와 적극 커뮤니케이션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도 이런 태도를 취했다면 좋았을 텐데 네이버 뒤에 숨어 무모한 확장을 한 게 문제"라고 풀이했다.


카카오모빌리티.


◆ 논란의 시작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를 향한 '갑질 논란'의 시발점은 카카오모빌리티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갑작스런 이용료 인상을 발표해 뭇매를 맞았다. 이어 택시업계와의 논란이 불거지며 '갑질 기업'이라는 비판까지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실상 독점 사업자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택시호출료 인상·택시기사 대상 유료 멤버십 도입 등 공격적인 수익구조 개선에 나섰으나 이러한 사업 확장이 문제가 된 것이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카카오T 택시를 이용하지 않으면 아예 택시업을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프로멤버십 가입 등 추가 지출까지 사실상 강제되니 택시기사들의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프로멤버십은 택시기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고객 호출을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을 포함한다. 택시기사들에게 꼭 필요한 킬러 서비스지만 이전부터 이용료가 과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을 상대로 한 꽃·간식·샐러드 등 배달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러한 사업 확장은 카카오모빌리티를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게 했다.


◆ 거센 금융권 반감


카카오를 향해 가장 규제의 칼날을 들이댄 것은 금융권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돌연 빅테크가 제공하는 각종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를 단순 광고가 아니라 중개 행위로 해석해 오는 25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할 것을 요구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했다. 기존 전통 금융사에 비해 느슨하던 빅테크 금융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동일기능·동일규제는 은행·보험·증권 등 업권별로 동일한 영업 행위에는 동일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국제결제은행(BIS) 차원의 대원칙이다. 그러나 그동안 금융위는 금융혁신과 소비자 편익 제고 등을 위해 빅테크의 금융 진출을 허용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줬다. 이전부터 기존 금융권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었다. 빅테크 기업이 규제 차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가 상장하며 시중 은행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자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 역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카카오가 혁신을 넘어 기존 금융산업을 집어삼킬 정도로 커졌다는 우려를 낳았다. 갑작스런 규제 쓰나미는 이런 배경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명 올해 초까지는 (빅테크 기업이 금융산업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계속됐다"며 "카카오모빌리티 등 논란이 생기고 (카카오를 향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갑작스레 분위기가 반전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둑이 무너지듯이 규제가 몰아친 것이라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도 적잖이 당황스러울 것"이라 덧붙였다.


이러한 금융 규제의 영향 역시 네이버 대비 카카오가 더욱 크게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물론 상장이 코앞이던 카카오페이는 보험 상품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한편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카카오뱅크 역시 낙폭을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 상생 내세운 김범수, 논란 불식시키기는 역부족


결국 김 의장이 등판하며 '백기투항' 했다. 김 의장은 14일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 동안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겠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규제 흐름과 지금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덧붙였다.


카카오는 3000억원을 투자해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상생안을 내놨다. 또한 부분적으로 사업을 조정해 골목상권에서 철수하고 문제가 된 서비스를 폐지하겠다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의 극약 처방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규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와 관련된 논란은 종식되기는커녕 더욱 다양한 시장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논란은 시작일 뿐이고 이후 다른 업계로도 계속 번질 것"이라며 "만약 이런 논란 속에 정부나 정치권이 개입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것"이라 말했다. 이는 결국 카카오를 향한 규제 압박이 이어질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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