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원·달러 환율 출렁…BIS비율 '경고등'
정부 2조 출자 건전성 한숨 돌려…수출금융 역할 확대에 환율 상승 부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 제공=한국수출입은행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상반기 2조원 규모의 정부 출자를 통해 건전성 위기에서 한숨을 돌렸지만 수출금융 역할 확대와 원·달러 환율 상승세 기조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자본비율 하향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지난 3월말 기준 BIS자본비율은 총자본비율 14.8%, 보통주자본비율 13.12%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총자본비율 13.38%, 보통주자본비율 11.71%) 대비 1.42%포인트(p) 각각 상승한 수치이다.


수출입은행은 총자본비율의 경우 13%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지만 지난 3월 2조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을 현물 출자 받으면서 자본을 확충, 자본비율을 한층 끌어올리게 됐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외화대출이 많기 때문에 여신 증가와 함께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건전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BIS비율은 2021년 말 14.8%에 달했지만 지난해 13%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3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정부 출자까지 이뤄졌다.



수출입은행은 건전성이 악화되면 수출 금융지원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정부가 출자를 통해 수은의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정부 역시 제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산과 원전,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출을 독려,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대형 해외수주가 실제 수출로 원활히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 등 수주지원 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대규모 지원 필요성에 대비해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 상향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다만 2조원 규모의 대규모 출자를 통해 건전성 개선을 이뤘지만, 수출입은행에 요구되는 정책금융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어 언제든 자본비율 경고등이 켜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다시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언제든 수출입은행의 자본비율을 끌어내릴 수 있는 뇌관이라 할 수 있다. 수출입은행은 전체 자산의 약 70%가 달러화 등 외화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환율이 오르면 BIS비율 산정 기준이 되는 위험가중자산의 원화 환산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BIS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이달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5.1원 오른 1342.0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환율이 134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5월2일 이후 처음이다. 장 중에는 5월17일 기록한 환율 연고점(1343.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까지 겹치며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약세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3월말 기준 BIS비율이 2조원 출자 받은 시점과 맞물린다"며 "아직 반기 기준 BIS비율이 산출되진 않았지만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 거래가 많다 보니 외화 여신이 상당 비중을 차지 함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이 대부분 달러"라며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로, 환율이 계속 출렁이다 보니 BIS비율을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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