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코스닥, 언제까지 2부 리그 일거야?
적극적인 활성화 방안 나와야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도윤 딜사이트S 부국장] 또 코스닥시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 간다. 엔씨소프트가 2003년에, 네이버는 2008년에, 카카오는 2017년에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겼다.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요즘도 코스닥 대표주로 컸다 싶으면 더 넓은(?) 시장으로 가겠다며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난다. 엘앤에프와 포스코DX가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비에이치, NICE신용평가, SK오션플랜트는 이미 상반기에 이사를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연내 셀트리온으로 흡수합병되면 코스닥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들 시가총액 면에서 코스닥에서 한 덩치하는 기업들이다. 대형주들이 빠져나가니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쪼그라들고 알짜기업이 빠진 시장의 투자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들 왜 유가증권시장으로 가는가. 이들은 입을 모아 "기업의 이미지 개선, 대외 신인도 제고, 유동성 증대를 위해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고 말한다. 이전상장이 곧 주가에 프리미엄이 된다는 이야기다. 유가증권시장 진입만으로 공매도의 위험을 줄여 주가 변동을 낮추고, 연기금과 같은 대형 기관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길 수 있다. 실제 대다수의 종목이 이전상장만으로 주가가 올라간다. 코스닥시장의 정체성을 흔들어대는 씁쓸한 결과다.


코스닥시장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 미래 산업을 주도할 성장주로 채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2차전지, AI, 바이오, 로봇, 우주 등의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유가증권이 아닌 코스닥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거다. 애플, 아마존, 구글, 테슬라가 '나스닥'을 굳건히 지키는 것처럼.


코스닥시장 재평가 해소 이슈는 오래 묵은 과제다. 2005년 코스닥시장이 거래소로 흡수통합 된 이후 코스닥시장은 정체성을 잃고 유가증권시장의 2부리그 취급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한국거래소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적자기업이라도 유망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면 상장기회를 주는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추진했고, 기업 홍보를 위해 '코스닥 라이징 스타'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짜 코스닥 기업 51개를 추린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지수를 만들었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실질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이전하겠다고 한 기업 모두 글로벌 세그먼트 지수에 포함되었던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해결방안으로 시장의 진출입을 까다롭게 하거나, 지속적으로 스크리닝해 우량 기업만 남기거나, 시장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차별화된 혜택을 주거나 기관이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대안 역시 20년간 진전없이 허공에만 떠돌고 있다.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라고 하기에는 무성의 하게 보낸 시간이 너무 길다. 과감한 결단과 혜택이 없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유가증권 1부와 2부 시장만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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