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 '먹는 GLP-1 당뇨약' 새 돌파구 될까
글로벌시장 폭발적 성장세 지속…'경구용'으로 차별화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16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그룹 본사 전경. (제공=일동제약)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승인 지연 등으로 강도 높은 경영쇄신에 돌입한 일동제약이 신약개발을 통한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이 회사는 글로벌시장에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당뇨약 개발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사성 질환 분야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과 관련한 임상 시험용 신약(IND) 및 임상1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다.


ID110521156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하는 신규 화합물이다. GLP-1 호르몬은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생성되며 체내 인슐린 합성 및 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뿐만 아니라 식욕 억제 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동제약이 ID110521156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비만치료제로서의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 출시된 GLP-1 계열 약물은 높은 체중 감량 효과까지 보이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등이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탄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을 포함한 GLP-1 계열 약물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94억달러(약 12조5358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20% 증가했다. 아직 미출시 국가 등이 많은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제품들의 매출 고성장은 한동안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2030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전망치도 기존 400~500억달러(약 53조~67조) 수준에서 1000억달러(약 133조3600억원)까지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일동제약은 신약 후보 물질의 유효성 및 안전성, 안정성 등의 차별점을 활용해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이점을 가진 경구 제형 약물로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출시된 GLP-1 계열 약물들은 대다수 주사제 형태로 개발돼 주사 투여에 따른 불편함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도 더 이상 효과를 더 높이는 경쟁 보다는 편의성 측면에서 소비자 접근성이 유리한 제형 변경 경쟁에 더 신경쓰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GLP-1 계열 약물은 미국 시장에서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이미 글로벌 제약사가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지속기간을 늘리는 제형과 복약편의성이 높은 경구 제형 등에 대한 니즈가 커 개발에 성공할 경우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GLP-1 계열 약물의 경우 경구 제형의 낮은 생체이용률과 수익성 등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노보노디스크가 경구용 GLP-1 리벨서스를 당뇨병치료제로 출시했지만 낮은 생체 이용률과 수익성 등으로 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수요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며 "리벨서스는 GLP-1 유사체가 위장관을 통해 약물이 흡수될 수 있도록 흡수 증강제를 결합했음에도 생체 이용률(BA)이 1% 이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이자는 지난 6월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로티글리프론(1일1회 복용) 개발을 중단했다"며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간 관련 증상이나 부작용을 겪지는 않았으나 간 효소 수치 상승이 확인됨에 따라 경구용 치료제 개발 계획을 폐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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