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BC카드 사장, 광폭 행보…연임 잰걸음
연말 임기 종료…모회사 KT 새 수장 취임 맞물려 대외활동 활발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7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최원석 BC카드 사장이 올 연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활발한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앙아시아 결제 인프라 구축 등 해외 신사업 추진은 물론 지자체 및 은행권과의 업무 제휴와 대외활동을 진행하며 경영실적 쌓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 사장이 최근 들어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이 BC카드 대주주인 KT 수장이 새로 취임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새 술은 새잔에 담는다'는 원칙을 적용해 KT가 관계사 경영진 변화에 나선다면 최 사장의 연말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26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오는 연말까지다. 2021년 3월 말 BC카드 대표에 취임한 최 사장은 올해 3월 2년 임기를 마쳤으나, 연말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 국내 최초 중앙아시아 결제 인프라 구축…글로벌 시장 활로 모색


최 사장은 취임 이후 ▲자체 카드 발급 ▲빅데이터사업 ▲글로벌 네트워크 결제 확대 등을 강화해 왔다.


특히 최 사장은 해외로 눈을 돌려 디지털 및 데이터 사업에 성과를 내고 있다. BC카드는 주력사업인 국가 간 결제네트워크(Network-to-Network, N2N)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7월 BC카드가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에서 국영 결제중계망 사업자 NIPC와 '우즈베키스탄 금융선진화를 위한 결제 인프라 구축'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 직후 최원석 BC카드 사장(오른쪽), 슈크라트베크 쿠르바노프 NIPC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BC카드)

올 들어 BC카드는 몽골, 키르키스스탄, 우즈베키스탄에 차례로 진출하며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BC카드는 올해 2월 몽골중앙은행과 N2N 사업‧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울러 러시아와 '스탄' 국가 등 중앙아시아 권역으로 N2N 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우즈베키스탄 국영 결제 중계망 사업자와 인프라 구축 협력을 맺고, 키르기스스탄에 카드결제 프로세싱 전문 합작 법인(BCKG)도 설립했다.


최 사장은 "BCKG는 키르기스스탄의 결제 혁신은 물론 유사한 문화와 환경을 가진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의 디지털 결제 전환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K-금융의 DNA와 세계적 수준의 결제 기술로 중앙아시아 내 디지털 금융 혁신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자체 및 은행권 업무제휴 확대…대외활동 강화


최 사장은 지자체 및 은행권과의 제휴사업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달 말 대구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구로페이 QR결제' 활성화 행사에도 참석했다. 대구로페이는 대구은행 모바일 앱(iM)에서 대구지역에 거주하는 만 14세 이상 주민이면 누구나 발급 가능한 무기명 충전식 선불 모바일 카드다. 이날 행사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참석했다.


최원석 BC카드 사장(왼쪽)이 지난 8월 '대구로페이 QR코드 결제' 확대 홍보 행사에 참여해 홍준표 대구시장,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BC카드)

최 사장은 "BC QR 결제 서비스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용 가능해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대구 전 지역에서 빠르게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QR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 보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한국씨티은행과 기업카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현재 카드사업 부문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양사는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업무의 단계적 폐지와 별개로 기업카드 사업에 있어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계획이다. 따라서 한국씨티은행 기업고객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기업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최 사장은 공모전‧캠페인과 같은 대외활동도 강화하며 사업 외적인 부분에서도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사장은 최근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석했다. 이번 공모전은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2개월 간 진행됐다. 전통적인 카드 비즈니스를 뛰어넘는 혁신적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국내외 54개 대학 소속 대학생 159명으로 구성된 75개 팀이 참가했다.


BC카드는 창의성, 타당성, 실현가능성, 수익성 등 5개 기준을 토대로 서류 심사 후 선정한 7개팀을 대상으로 신사업 기획 노하우를 보유한 임직원 멘토를 1대 1로 배정했다. 최종 선정된 7개 아이디어에 대해 내부 검토 절차를 거쳐 실제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11일 BC카드 본사에서 열린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에서 최원석 대표이사 사장(왼쪽에서 5번째)과 최종 입상 7개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BC카드)

◆ 올 상반기 순익 80%↓…모기업 KT 수장 교체, 최원석 거취 변수


최 사장은 취임 이후 BC카드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BC카드는 10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도 697억원 보다 45.8%(319억원)의 순이익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에도 10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7%(68억원)의 실적 개선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경영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BC카드는 올해 1분기 기준 3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344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올 들어 국내 카드업계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과 연체율 악화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1분기에 적자 전환한 카드사는 BC카드가 유일했다. BC카드는 2분기 들어 22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상반기 누적 기준 18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913억원) 대비 79.4%(725억원) 감소하며 업권 내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최 사장의 대내외 활발한 경영활동에 나서는 가운데 모기업의 새 수장 취임이 향후 최 사장의 거취에 큰 변수로 꼽힌다. 최근 BC카드의 모기업인 KT는 반년간의 리더십 공백을 깨고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새로 취임한 김 대표가 연내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올 들어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인 최 사장 입장에서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LG그룹 근무 당시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를 역임하며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 대표가 실용주의 원칙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사장단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신사업 추진 실적 등 그간 경영성과만 놓고 보면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있지만 신임 KT 대표의 선임으로 교체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추후 진행될 KT그룹 정기 인사 이후 최 사장의 거취에 대한 윤곽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 내부에서는 최원석 사장이 지난 2년간 호실적을 이끈 만큼 연임에 호의적인 분위기다. BC카드 관계자는 "최원석 사장이 해외 신사업 추진 등 경영성과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KT그룹 자회사 대표이사 인사의 경우 모회사의 판단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연말께로 예상되는 그룹 정기인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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