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회사채 단독주관 '연타석' 흥행
PF 경계감 속 건설·유안타증권 완판, 기관 온기 이끌어내…'DCM 명가' 입증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17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 (제공=KB증권)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올해 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사태로 공모채 시장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있는 건설채·증권채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KB증권이 연이은 단독 주관으로 이들 회사채를 완판시키는 데 성공했다. 회사채 시장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건설채·증권채까지 온기를 확산시키면서 기관의 매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신용등급 AA-)은 오는 15일 총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앞서 1500억원 모집에 나섰던 유안타증권은 지난 6일 수요예측에서 466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으면서 100억원을 추가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년물 1000억원, 3년물 600억원을 각각 발행한다.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이번 유안타증권의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은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우호적인 투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초대형 증권사 사이에서도 그룹의 지원여력에 따라 투심의 온도 차가 극명하게 나뉜 상태였다. 그룹 내 지원가능성이 낮은 미래에셋증권만 1조원 미만의 매수주문을 받았고, 가산금리도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 바 있다.


KB증권은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을 고려해 대만 유안타증권의 지원여력을 갖춘 유안타증권을 중소형 증권사 첫 주자로 앞세웠다. 여기에 2년물 금리밴드 상단을 높여 시장 친화적인 발행조건으로 기관의 투심을 끌어모았다. 증권업종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한층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달 회사채 발행을 앞둔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도 부담을 덜게 됐다.


특히 최근 시장의 이목이 쏠렸던 딜(Deal)도 KB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았던 롯데건설(A+) 회사채다. 롯데건설은 지난 2022년 말에도 그룹 최상위 신용등급을 보유한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아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당시 모집액 2500억원 대비 매수주문은 1600억원에 그쳤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나머지 물량을 떠안았다. 이번 회사채도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활용한 같은 방식이었다.


시장의 우려가 높았지만 롯데건설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1000억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을 포함해 총 3440억원의 매수자금이 몰려 모집액(2000억원)을 넉넉하게 채웠다. 1년여 전 8곳에 달했던 주관사단을 꾸리고도 못 채웠던 모집액을 이번엔 KB증권 단독으로 소화한 것이었다. KB증권 관계자는 "어느 정도 미매각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주관을 맡은 것"이라면서도 "수요예측 바로 전날까지 세일즈에 총력을 쏟으면서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KB증권의 롯데건설 딜은 경쟁사임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과"라며 "회사채 시장도 결국 투자자들의 심리에 의해 좌우되는데, 롯데건설이나 유안타증권 등이 시장에서 소화되면서 기관들도 부동산 PF 관련 업종이라도 당분간 좀 더 우호적인 투심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지난해를 포함해 10여년간 부채자본시장(DCM) 회사채 주관 실적 1위를 수성하면서 'DCM 명가'로 불리는 증권사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거쳐 주태영 IB1총괄본부장(전무)을 필두로 박정호 기업금융1본부장(이하 상무), 연대호 기업금융2본부장이 DCM 조직을 이끌고 있다. KB증권은 최근의 여세를 몰아 이달에만 한국토지신탁, 한화투자증권, 넷마블, 이랜드월드 등에서 단독 대표주관을 연달아 수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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