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습에 삼성·LG 'OLED TV' 경쟁 격화
중국 저가 물량 공세에 삼성·LG OLED TV 목표 출하량 상향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8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경선 옴디아 이사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KDC)'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한보라 기자)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내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만약 연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 주도권이 중화권으로 넘어가게 되면 공급망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제한된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목표 출하량을 높여잡았다. 글로벌 경기 불안 속 TV 시장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박경선 옴디아 이사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KDC)'에 참석해 "삼성전자가 OLED TV 사업에 뛰어든 건 중국의 LCD 패널 공급망 독점과 무관하지 않다"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화이트(W)-OLED 패널 공급 계약이 극적으로 타결된 배경에는 중화권 LCD 패널 가격 상승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받는 W-OLED 패널 규격을 늘릴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OLED TV 라인업은 유사해진다. 현재 글로벌 TV 시장에서 OLED TV를 만드는 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 일본 소니 등이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은 LG전자 48%, 삼성전자 22.7%로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확대된 라인업을 기반으로 올해 OLED TV 목표 출하량을 상향했다. QD-OLED TV 100만대, W-OLED TV 100만대를 포함 총 200만대다. LG전자의 OLED TV 목표 출하량은 350만대다. 낙관적인 목표에도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TV 제조사가 중국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대형 LCD TV를 저가로 내놓으면서다. 고객들이 패널 품질보다 싸고 규격이 큰 TV를 원하면서 LCD TV와 OLED TV는 경쟁선에 오르게 됐다. 


박 이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동일한 수준의 목표치를 내놓으면서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며 "결국 어느 한쪽이 목표 출하량을 달성하면 나머지는 그 물량을 잃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두 업체 모두 목표 출하량을 달성한다고 하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재진입한 건 2022년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55인치, 65인치 QD(퀀텀닷)-OLED 패널을 탑재한 OLED TV를 출시했다. 이후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W-OLED 패널을 납품받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업체 자회사로부터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은 결정적 이유로는 LCD 패널 공급망 불안이 꼽힌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부진을 이유로 국내 LCD 패널 생산 라인을 정리했다. 문제는 중국 패널 제조 3개사(BEO, TCL CSOT, HKC)의 TV용 대형 LCD 패널 시장 점유율이 과반을 넘어서면서 발생했다. 


강정두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올 연초 이례적으로 LCD 패널 팹(공장) 가동률 낙폭이 컸다"며 "과거 LCD 패널 시장을 한국, 대만, 일본, 중국 업체가 나눠 가질 땐 생산량 변동이 이렇게 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중국 대형 업체들이 관련 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패널 수급 상황이나 가격을 인위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우려했다. 


물론 LCD 공급망을 포함, 올해 TV 시장 업황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을 생산하는 8.5세대 중국 광저우 공장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대만 폭스콘도 샤프 10.5세대 LCD 패널 팹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전해졌다. 두 매물 모두 중국 패널 제조사가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패널 제조사가 샤프, LG디스플레이 등이 영위하던 나머지 LCD 팹까지 인수하게 되면 세트업체가 패널 제조사에 휘둘리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BOE와 법적 분쟁까지 있는 삼성전자 VD사업부에서는 내부적으로 TV 사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