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 주주들이 던진 화두 ‘위기론’
소액주주 “초격차 유지방안은?” vs.삼성전자 “혁신기술·M&A로 대응할 것”


[강휘호 기자]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삼선전자 위기론’이 화두로 던져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시장 불황과 경쟁 심화로 인해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특히 중국 경쟁 업체들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안건 의결에 앞서 사업부문별 경영 현황 보고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경영 현황 보고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김기남 대표이사,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사장, IT·모바일(IM) 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나섰다.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소액주주들이 늘어 예년보다 두 배 가까운 1000여명의 주주들이 모인 만큼 날카로운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DS부문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우려로 가득했다.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라는 이야기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주주들 모두 들어봤을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중국 추격에 대응해 권오현 회장이 말한 ‘초격차’를 유지할 실력이 있느냐”고 물었다.


중국 반도체 업체는 중국 정부 주도로 경쟁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18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자급률을 기존 14%에서 70%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김기남 대표이사는 “중국 반도체 굴기는 수년 전부터 정부 주도로 육성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사업은 자본투자도 중요하지만, 기술 장벽이 높은 산업군이다. 우리는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집중해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장기화 됐을 때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질문에는 “지난해 매출 244조원, 영업이익 59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도 경영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맞지만 전사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부문과 IT·모바일 부문 역시 경쟁사들의 약진으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의 중국과 인도 시장의 판매 사업 부진,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사업 성장 등 현안과 관련한 대응 전략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는 지난 2년동안 중국 시장의 조직, 유통망 등 모든 것을 변경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다만 올해 갤럭시S10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인도시장은 지난해 중국 업체 샤오미((XIAOMI)가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면서 실적이 올랐으나 매출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1위”라며 “현지 협력업체와의 협의 문제로 온라인 채널 확장이 늦어졌지만 올해는 온라인 채널 역시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만 인수 이후 추가 인수합병(M&A) 진행 상황과 중국을 탈피한 시장 확장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5G는 새로운 IT 산업의 르네상스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미 5G 관련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석 CE 부문 사장은 “더욱 깊이 소비자를 연구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신개념 가전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중국 업체가 작은 사이즈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벗어나 전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장 확장에 대해서도 “그동안 추진해온 프리미엄 전략과 중국 시장 공략 외에도 다양한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서 “혁신 제품을 통해 중국 업체에 대응하고,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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