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치른 제일바이오, 후폭풍 주의보
경영권 분쟁으로 결국 상장폐지 위기…오너리스크 및 실적부진 해소 시급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0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제일바이오 홈페이지)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제일바이오가 최근 '장녀의 난'으로 일컬어지는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지었지만, 이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로 인해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횡령·배임 혐의가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직면했기 때문이다. 법적리스크를 해소하더라도, 실적개선 등 정상화를 위한 난제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거래 정지된 제일바이오에 내년 11월 2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제일바이오는 개선기간 종료일 이후 15일 이내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확인서를 제출하고, 상장폐지 심의를 받게 될 예정이다. 개선기간으로 한 차례 시간을 벌긴 했지만 여전히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이번 위기는 제일바이오 오너일가간 경영권 분쟁을 시발점으로 하고 있다. 올 들어 이 회사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고, 일단락은 됐으나 그 과정에서 횡령‧배임혐의가 발생해 상장폐지 위기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일바이오 창업주 심광경 회장의 장녀인 심윤정 전 대표는 올 4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부친 대신 자신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심광경 회장은 바로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고 동시에 심 전 대표의 해임안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심 전 대표는 심 회장과 차녀 심의정 사장에 대해 수차례 배임혐의로 고소하며 맞불을 놨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원료를 고가매입하거나 제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방법으로 46억원을 빼돌렸다는 내용 등이 골자다. 이에 따라 제일바이오는 해당 혐의 발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일단 현재는 심 전 대표가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고, 심 회장과 심 사장이 경영진으로 복귀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다. 나아가 심 회장 부부가 심 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한데 따라, 최대주주도 심 회장이 아닌 심 사장(13.81%)이 된 만큼 지분 싸움에서도 심 전 대표(5.23%)보다 앞선 상황이다.


다만 제일바이오 입장에선 오너일가의 해당 혐의 내용으로 인한 향후 법적 판단 및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더욱이 상장폐지 위기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단 점 또한 뼈아픈 상처로 남을 전망이다. 만약 오너일가의 혐의내용이 사실로 인정받아 처벌받게 될 경우 오너리스크로 인한 부담감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실적 정상화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관측된다. 불황 및 경쟁력 심화로 가뜩이나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오너리스크란 암초까지 맞닥뜨리게 된단 이유에서다. 동물의약품 제조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의 최근 3년간 매출은 2020년 190억에서 지난해 153억원으로 19.47%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의 경우 5억원에서 14억원으로 더욱 악화된 상태다. 


부진은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9월말 누적기준 84억원의 매출액으로 전년동기대비 27.58% 감소했고, 영업손실 또한 약 14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정체기에 머물고 있는 축산업과 사료업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 주로 외국에 의존하는 원료 수입구조 등이 수익성 제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바이오는 우선 매출 정상화를 도모하면서 내년 상장유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단 전략을 수립하겠단 전략이다. 이를 위해 생산성 향상 수입구조를 대체할수 있는 구조를 만들며 수익성도 끌어올리겠단 입장이다. 


심광경 회장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입장문에서 "그간 경영권 분쟁 등으로 저조했던 매출 증대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상장유지와 거래재개가 꼭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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