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네버슬립]
삼성전자도 판 ASML, 고점 왔나?
지분 판매해 약 3조 원 확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ASML 홈페이지


[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삼성전자, ASML 지분 팔아 3조 확보


삼성전자가 ASML의 지분 일부를 7년 만에 팔았어요. 이를 통해 약 3조 원을 확보했고요. 15일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한 ASML의 지분율은 3월 말 1.6%에서 6월 말 0.7%로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가 ASML 지분을 확보한 때는 2012년입니다. 당시 ASML 지분 3%를 3630억 원에 매입했죠. 그리고 2016년 3분기에 ASML 지분 중 절반을 매각한 바 있습니다.


특별한 관계


삼성전자의 2012년 ASML 투자는 꽤 의미가 깊습니다. 당시 ASML은 EUV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는데요. R&D 성공 가능성은 가늠하기 힘들었죠. 이때 ASML은 독특한 투자 유치를 진행합니다. 바로 고객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제품을 개발하는 구조였습니다. 'Customer Co-Investment Program'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고객은 EUV 개발 자금을 댄다

- 고객은 ASML의 (의결권 없는) 주식도 산다

- 주식 대금은 기존 주주에게 나눠준다

- 대신 고객은 ASML의 새로운 EUV를 선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이때 ASML에 돈을 대준 곳이 인텔과 TSMC, 그리고 삼성전자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각각 ASML 지분 15%와 5%, 그리고 3%를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이 세 개의 회사는 ASML의 VVIP 고객입니다.


느낌이 오시나요? 전략적 이유로 투자했고 지금까지도 매우 깊은 사업적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전자가 ASML의 지분을 매도한 것입니다. 3조 원이 큰 돈이라면 큰 돈이지만, 2분기 말 연결 기준 약 80조 원의 현금(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전자에게는 그리 급한 돈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ASML 주가가 꽤 높게 올라왔다는 판단을 매도 과정에서 내렸다는 합리적인 추론을 할 수 있겠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은?


애널리스트들은 ASML의 주가 수준에 대해 조심스러운데요. JP모건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AI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주요 반도체의 높은 재고가 WFE(Wafer Fab Equipment) 성장에 잠재적인 역풍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죠. 여기서 WFE란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고도로 전문화된 장비를 의미합니다. ASML의 EUV와 DUV도 이에 해당합니다. UBS 애널리스트도 "ASML이 분명히 AI 조력자이긴 하지만, 엔비디아 매출에서 ASML의 기여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 초중반에 불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ASML의 주가는 15일(현지시간) 2.23% 하락한 651.70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기업의 주가는 올해 들어 18.58% 올랐어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머니네버슬립 2,011건의 기사 전체보기